정태수 사인 '신부전증'…검찰 "사망 가능성 높아"(종합)
에콰도르에 사망 자료 진위 확인 요청 방침
입력 : 2019-06-25 16:57:35 수정 : 2019-06-25 17:06:28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전 한보 부회장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25일 "정 전 부회장으로부터 확보한 정 전 회장에 대한 사망증명서에는 사인으로 심정지와 신부전증으로 기재돼 있다"며 "정 전 회장이 신부전증으로 오래 투석을 받는 등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안다. 사망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근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에콰도르 자택에서 위독해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더는 연명할 수 없을 정도가 돼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해 아버지 사망 소식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에 체포 당시 사망증명서를 소지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에콰도르 당국에 정 전 회장의 사망증명서를 실제로 발급했는지 또 사망 후 화장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유골함은 확보했으나 화장하면 유전자 검사가 불가능해 국내에서는 정 전 회장 사망 여부를 밝힐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손영배) 등은 조만간 협의를 거쳐 두 부자가 지난 2017년부터 머문 에콰도르 과야길 등에 수사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한근씨는 에콰도르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거처를 옮기려는 과정에서 가족을 만나기 위해 출국하려다 경유지인 파나마에서 체포됐다. 한근씨는 검찰 조사에서 해외에 나간 직후부터 아버지를 모셨고 2015년 정 전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자 아버지를 부양하는 데 전념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 도피 직후인 2007년부터 두 부자가 키르기스스탄 및 에콰도르 등에서 함께 생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한근씨를 소환해 정 전 회장 등과 국외로 빼돌린 재산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 조사했다. 한근씨는 현재 진행 중인 탈세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재판 외 2001년 국세청으로부터 추가로 고발된 재산국외도피 및 수백억대 조세포탈 혐의도 받는다. 향후 검찰은 한근씨를 추가로 불러 두 부자의 재산은닉 및 해외 사업 진행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들의 도피를 도운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이날 오전 검찰은 "한근씨로부터 사망증명서·화장한 유골함·키르기스스탄 국적의 정 전 회장 위조여권 등을 제출받았고 에콰도르 관청에서 발급한 것으로 돼 있는 사망증명서에는 정 전 회장의 위조여권상 이름과 지난해 12월1일 사망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고 밝혔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한근씨가 아버지 정 전 회장과 함께 에콰도르에 체류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였고 추적 끝에 22일 한근씨를 파나마에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한근씨는 지인 신상 정보를 이용해 캐나다·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등 신분을 세탁해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근씨는 검찰 첫 조사에서 "아버지가 1년 전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한근씨가 거짓을 말할 수 있다고 보고 사망 진위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한편 정 전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영동대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던 2007년 5월 일본에서 치료를 받겠다며 법원에 출국금지 집행정지 신청을 내 허가를 받은 뒤 12년째 귀국하지 않았다. 그사이 재판이 계속 진행돼 대법원은 2009년 5월 정 전 회장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확정했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가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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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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