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영아연축 치료, 골든타임 허비 말아야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9-06-27 06:00:00 수정 : 2019-06-27 06:00:00
소아뇌전증에 가장 난치성 질환으로 꼽히는 질환이 영아연축이다. 영아연축 치료 중에 보호자들이 보이는 가장 대표적인 상담내용은 다음과 같다.
 
“영아연축 치료 한 달이 넘어 두 달 째인데 사브릴에 소론도를 먹어도 아직 연축을 하네요. 고개 가눔도 잘 안되고 발달도 제자리고요. 연축이 멈추고 뇌파가 정상화 돼야 발달을 할 텐데…”
 
이런 이야기를 접할 때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이 환자는 정상 아동으로 회복될 수 있는 기회를 이미 허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치료에는 골든타임이 있다 특히나 진행성 질환에는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치료도 어려울뿐더러 정상적인 수준으로 치료가 안 되기 때문이다. 영아연축은 시간이 지나면서 퇴행이 고착되어 가는 진행성 질환이다. 그래서 골든타임이 정말 중요하다. 영아연축의 골든타임은 대체로 연축이 시작한지 한 달에서 두 달 사이로 보여진다. 그 시기 안에 연축이 멈추고 발달 퇴행도 멈춰 정상화 되게 유지돼야 한다. 퇴행 되었던 현상이 있으면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돼야 한다. 눈 맞춤이 회복되고 옹알이가 회복되고 엄마를 보고 방실방실 웃을 수 있게 돼야 한다. 연축 소실은 물론 정상적인 수준의 활동이 한두 달 사이에 회복되지 않는다면 아이의 뇌는 심각한 수준으로 손상돼 회복하기 어렵게 된다.
 
뇌전증 치료에서 숙명론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의사도 있다. 뇌전증의 예후는 운명처럼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항경련제를 쓰던 안 쓰던 장기적인 운명에 크게 관여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영아연축을 진료하는 의사들은 영아연축 숙명론을 벗어나지 않는 듯하다. 영아연축이라는 진단을 하는 순간 아이는 인지장애가 올 것이고 언어장애도 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 지적장애가 될 것이라고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듯하다. 그러기에 경련이 멈추기는 기대하지만 발달이 정상화되는 것을 기대하지도 않으며 치료 과제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숙명과도 같이 정해져 있기에 자신의 개입으로 호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부모들은 다르다. 부모들은 아동이 장애가 되는 숙명을 벗어나 정상 아동과 근접하게 회복될 것을 바란다. 숙명을 벗어날 수 없다면 부모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지해야 한다. 그러나 고지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치료하니 부모들은 아이가 늦게라도 발달을 해서 말도 하고 정상범위에 근접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영아연축 숙명론을 근거 없이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그렇다. 영아연축으로 장애가 있는 아이를 상대로 2년이고 3년이고 치료하면 좋아질 것이라며 정상 아동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의료 행위다.  영아연축 치료에 골든타임이 있다는 의미는 초기 골든타임 시기에 정상 발달을 시키지 못한다면 뇌가 위축되어 손상이 고착된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정상 아동으로 발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필자는 지난 15년 동안 수많은 영아연축 아동들을 치료하며 정상범위로 회복시킨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모아 국제적인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도 했다. 그러나 초기 한 두 달 사이에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인지 발달이나 언어발달이 정상화된 경우는 단 한 경우도 본 적이 없다. 말 그대로 골든타임이 허비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영아연축으로 진단을 받은 아이라면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는지 아닌지 치열하고 냉철하게 검토해야 한다. 치료를 시작한 지 한 달이면 연축성 경련은 멈춰야 한다. 목 가눔이 자유로워지기 시작해야 된다. 눈 맞춤은 증가하여 정상화돼야 한다. 옹알이는 다시 시끄러워지고 움직임이 활발해져야 한다. 그리고 아이는 엄마를 보고 웃는 사회적 미소를 회복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정상 아동으로 회복되고 치료될 수 있는 희망이 생긴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영아연축 진단을 받았다면 여러분의 아이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숙명론을 거부해야 한다. 당연히 지능이 떨어지고 장애아가 될 것이라는 숙명을 거부해야 한다. 정상으로 성장한 무수한 아동들이 있고, 그 길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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