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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 퇴출은 자동차 업계에 대한 사형선고"
국회서 미세먼지 해법 토론회 개최
경유 엔진 배출 문제 상당 수준 개선
"모든 차종 미세먼지 배출량 전과정 분석 필요"
2019-06-27 17:18:26 2019-06-27 17:18:26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내연기관차 퇴출 선언은 사실상 업계에 대한 사형선고라는 의견이 나왔다. 즉, 내연기관차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함께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적인 기술지원 등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모든 차종에 대한 미세먼지 배출 전과정 분석 필요성도 제기됐다.
 
배충식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27일 국회서 열린 '미세먼지의 현실적 해법, 내연기관차 퇴출인가' 토론회에서 "노후 경유차는 대체해야 할 대상이나, 경제성과 온실가스 저감 성능이 우수한 신규 경유차는 중요한 기술개발 대상"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자동차 기술 적합성 분석 결과 최근 출시되는 청정 디젤(경유) 엔진 차량은 하이브리드(엔진·모터 겸용) 차량보다 적합성이 더 높았다"며 "이달 초 벤츠가 내놓은 디젤 차량은 미세먼지 배출 농도가 서울(미세먼지 농도)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도 경유 엔진의 배출 문제가 상당 수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2015년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조기 도입된 배기가스 테스트(RDE) 규제로 배출수치는 규제치보다 현저히 감소하는 등 최근 기술 발전이 비약적"이라며 "내연기관차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함께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적인 기술지원 등 투트랙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7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미세먼지의 현실적 해법, 내연기관차 퇴출인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공학회
 
내연기관차와 전기·수소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균형잡힌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향후 내연기관차의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라는 전망이 있다. 한국자동차공학회에 따르면 2030년에도 세계 자동차 시장의 93%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차가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연기관차 기반 산업구조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미래형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정책 수립과 실행이 요구되는 이유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기술 발달로 경유차는 큰 폭의 미세먼지 저감이 가능하며 향후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 만족을 위한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연기관차 퇴출이라는 방법은 자동차 산업과 정유업계 등의 경쟁력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 수출에서 자동차·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6%, 석유화학 8.3%, 석유제품 7.7% 순으로 집계됐다.
 
조철 산업연구원 본부장도 "세계 주요 기관의 전망에서 2030년에도 내연기관차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므로 내연기관차 완전 퇴출 등의 극단적 정책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부정적"이라면서 "친환경자동차 정책 방향은 산업 규제가 아닌 배기가스 규제와 기업평균 온실가스 규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배충식 교수는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결과 미세먼지 배출의 국외 기여율은 75%로, 국내 발생원 저감만으로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경 연구위원도 "미세먼지 발생 원인 등에 대한 정보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내연기관차 퇴출 선언은 사실상 업계에 대한 사형선고와 같다"며 "미세먼지 국외 발생 영향과 친환경차를 포함한 모든 차종의 미세먼지 배출량에 대한 전과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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