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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스파이더맨: 파프롬홈’, 진정한 히어로 자아 성장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남은 히어로 삶, 그들의 고민 숙제
10대 소년 ‘피터 파커’ 고뇌, 그리고 히어로 트라우마 ‘주목’
2019-07-01 00:00:00 2019-07-01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후 마블의 영화적 세계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세대 교체는 모두의 관심사가 됐다. MCU의 주축이던 아이언맨토니 스타크,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 ‘블랙 위도우나타샤 로마노프가 퇴장했다. 이들을 대신할 차세대 어벤져스는 완성형이라기 보단 껍질을 깨고 나오지 못한 미완성의 단계 속에서 성장의 과정을 뚫고 나가야 한다. 이미 아이언맨토니 스타크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자기 희생으로 세상을 구원한 진짜 히어로의 모습으로 장렬한 퇴장을 알린 바 있다. 이제 남은 멤버들은 이들의 리더십 속에서 성장의 단계를 바라봤던 그들이다. 우선 첫 번째가 바로 스파이더맨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후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후계자로 선택한 인물 피터 파커는 아직도 토니 스타크의 빈 자리가 거대하게만 느껴진다. 그는 히어로의 삶보단 평범한 10대 소년 피터 파커로서의 인생을 살고 싶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그런 얘기이다. 10대 소년에게 집이란 보금자리이면서도 자신이 보호 받고 있단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피터 파커에겐 그런 존재가 바로 토니 스타크였다. 인생의 멘토이자 히어로 멘토로서 토니 스타크의 부재는 피터 파커에겐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자신을 옥죄고 있던 또 스스로가 갇혀 있던 현실의 삶을 깨고 나와야 하는 10대 소년 피터 파커의 성장담이다. 그 성장의 과정 끝에는 차세대 어벤져스의 리더이자 새로운 히어로이면서 한 층 성숙한 스파이더맨이 자리하고 있을지 모른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토니 스타크의 부재 그리고 엔드게임이후 남은 어벤져스멤버들의 삶 여기에 지구를 위협할 또 다른 빌런의 존재 등. MCU 세계관의 새로운 시대 페이즈4’를 이끌어 갈 다양한 힌트와 키워드가 담겨 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스파이더맨피터 파커의 성장이 자리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영화는 조악한 영상으로 시작된다. ‘엔드게임으로 전사한 어벤져스 멤버들의 추모 영상이다. 10대 소년 소녀가 만든 이 영상은 남은 지구인들과 어벤져스 멤버들에겐 트라우마이자 넘어야 할 거대한 장벽이다. 남은 사람들은 엔드게임이후의 충격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 적응의 시간은 엔드게임속에서 벌어진 시간의 갭, 잃어버린 5년의 시간이 장벽으로 존재한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사라진 전 우주의 생명체 절반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5년의 시간 동안 남아 있던 사람들과 사라졌던 사람들의 시간의 굴곡이 발생해 버렸다. 영화에선 이것을 블립이라고 불렀다. ‘블립의 불균형으로 여전히 10대의 시간에 갇힌 피터 파커는 불안정한 심리 속에서 갈등한다. 히어로의 삶과 히어로의 삶을 선택할 경우 자신이 온전히 감당해야 할 영웅의 삶에 대한 무게, 여기에 자신의 멘토인 토니 스타크의 부재. 그 한 편으론 10대 소년으로서의 화려하고 로맨틱한 한 여름 밤의 꿈도 있다. 피터 파커의 삶은 영웅과 10대 소년의 이중 자아가 충돌하고 여기에 토니 스타크란 멘토의 부재가 가져온 불안함이 더해졌다. 이 모든 것을 피터 파커는 학급 동료이자 친구이며 연인이 되길 소망하는 ‘MJ’와의 로맨스로 풀어내 보려 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시리즈에서 피터 파커의 삼촌 벤 파커의 대사가 떠오른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란 대사는 이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핵심이다. 피터 파커는 엔드게임을 겪은 뒤 소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히어로의 삶을 피하고 싶다. 하지만 그 외면은 상상하기 힘든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지구를 위협하는 또 다른 존재 엘리멘탈의 등장. 그리고 자신을 돕는 새로운 조력자 미스터리오’. 쉴드의 국장 닉 퓨리와 마리아 힐 요원. 이들의 존재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피터 파커를 놓아주질 않는다. 전작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피터 파커는 하루 빨리 영웅으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후속작인 이번 영화에선 정반대이다. 자신은 그저 소년일 뿐이다. 세상의 모든 영웅의 존재는 어른들의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토니 스타크가 남긴 유일한 유산(?)마저 다른 사람의 손에 넘긴다. 그것이 자신이 해야 할 마지막 히어로의 선택이고 토니 스타크의 유언이라고 믿는다. 이런 선택은 결과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어 버린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이렇게 엔드게임이후 10대 소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영웅으로서의 삶을 버리고 현실로 돌아가길 희망하는 피터 파커의 고뇌가 오롯이 그려진다. 그 과정은 깊고 어두운 트라우마의 내면이 깔려 있지만 의외로 현실로 투영되는 모습은 가볍고 유쾌하고 유머스럽다. 밝고 경쾌한 10대의 감성이 현실의 고뇌와 결합될 때 발생하는 결과물의 실체는 무거운 책임감이라기 보단 성장의 단계에서 스스로가 깨고 나와야 할 자아 상승이다. 피터 파커는 이 과정을 집으로부터 멀리 떠나온그곳에서 홀로 느끼게 깨닫게 된다. 샘 레이미 감독의 3부작, 마크 웹 감독의 2부작에 이은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시리즈는 진정한 의미에서 피터 파커의 히어로 자아 성장담이란 정체성을 찾아낸 셈이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덧붙여서 스파이더맨시리즈는 마블 히어로 무비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빌런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빌런의 존재감 차원에서 분명히 다른 지점을 엿볼 수 있을 듯싶다. 이 빌런은 원작 속 설정과는 조금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실사로 구현된 지금의 방식이 더 영리하고 히스테릭하게 다가온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마지막으로 쿠키 영상은 두 개이다. 한 개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후 스토리를 연상케 할 내용을 담았다. 나머지 하나는 MCU전체의 흐름을 길라잡이 하게 될 내용이다. 역대 마블 쿠키 영상 가운데 가장 존재감이 확실한 내용들이다. 절대 놓치면 안 된다. 개봉은 7 2.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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