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2함대 내 거동수상자 발견…수사 과정서 상급자 지시로 병사 '허위자수'
입력 : 2019-07-12 11:00:43 수정 : 2019-07-12 11:00:43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내에서 거동수상자(거수자)를 발견,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 장교가 허위 자수를 제의하고 이에 응한 수병이 허위 자백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군에 따르면 지난 4일 저녁 10시2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함대사령부 합동생활관 뒤편 이면도로를 따라 병기탄약고 초소방면 뛰어가는 모습이 초병에 의해 발견됐다. 해당 인원은 초병의 암구호 확인에 응하지 않고 랜턴을 2~3회 점등하면서 도로를 따라 도주했다. 해당 부대는 거수자 발견 상황을 초동조치하고 작전계통으로 보고했다.
 
해군은 “다음날 새벽까지 최초 신고한 초병 증언, 주변 정황을 종합 판단한 결과 외부로부터 침투한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며 “부대원 소행으로 추정해 상황을 종결하고 수사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대공혐의점이 있다면 초병의 눈에 잘 보이도록 도로를 따라 뛰거나 랜턴을 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문제는 이후에 일어났다. 초병이 목격한 인상착의, 행동 등에 착안해 부대 내 병력들을 대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병사가 자신이 거수자였다고 자수했다. 이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허위자수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 해군 측 설명이다. 해군은 “병사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는 많은 인원들이 고생할 것을 염려한 직속 상급자(영관급 장교)가 허위 자수를 제의했기 때문”이라며 “제의에 응한 수병이 허위자백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해당부대는 관련 행위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음을 엄중하게 인식한 가운데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처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해군에 따르면 허위자수를 제의한 장교는 이를 인정한 상태다.
 
이를 두고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경계작전 실패와 보고체계 미흡, 조작을 통한 은폐·축소 시도, 부하에게 책임전가 등 지난달 15일 발생한 ‘삼척항 목선 사태’의 재탕인 듯하다”며 “우리 군과 청와대의 안보불감증이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는 점을 이번 사건이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 은폐의혹을 시사하는 듯한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거수자 수색 중 부대 골프장 입구 아파트 울타리 아래에서 ‘오리발’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해군은 골프장 근무자의 것으로 판단해 자체적으로 관련 조사를 종료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거수자가 도주해 신변확보가 되지 않았지만 내부 인원으로 추정, 사건 발생 3시간 만인 5일 새벽1시 대공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자체 결론 내린 것도 문제삼았다. 사건 발생 1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거수자 색출은 실패한 상태다.
 
김 의원은 “동해와 서해에서 연이어 발생한 경계실패, 사건 은폐 정황 등으로 볼 때 군의 자정능력은 한계를 넘어섰다”며 “국민의 불안감이 더 확대되기 이전에 국방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된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 등 8명으로 구성된 현장 수사단을 해군 2함대로 파견해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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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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