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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향)HDC현대산업개발, 주택사업 리스크 확산…김대철 사장 위기관리능력 주목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영향…증권가 "2분기 고점 찍을 것"
2019-07-21 15:24:34 2019-07-21 15:24:34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임박해지면서 하반기 건설사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택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사에 대한 실적 하락 우려가 높다. 그 중 대표적인 건설사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단순 도급에서 디벨로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주택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로 이런 장점이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취임한 김대철 대표이사 사장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먼저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5월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하고 9월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마무리했다. 이에 정확한 실적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1분기 영업이익률은 평균 건설사보다 높은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분기 매출액 8809억원, 영업이익 1015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1.5%를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도 매출액 1조2000억원, 영업이익 1800억원 등(영업이익률 15%)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자릿수를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건설사는 거의 드물다.
 
그러나 문제는 올해 하반기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는 순간 시장의 관심은 HDC현대산업개발로 쏠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도급 사업뿐 아니라 자체 분양사업을 위해 민간택지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하반기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3분기는 매출액 9699억원(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 영업이익 1013억원(전년 동기 대비 14.8%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는 매출액 1조106억원, 영업이익 923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 7.1%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하락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도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실적 부진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도 이어지고 있다. DB금융투자는 하반기 HDC현대산업개발의 신규 분양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간 목표인 1만5000세대 분양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대형 재건축현장(둔촌 주공, 개포 1단지)의 분양 일정이 20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자체사업인 수원 영통2차 사업도 단계별로 분양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회사 실적이 올해 2분기에 고점을 기록한 후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주택시장 경기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전히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이전부터 계열사 등을 통해 건설업 이외에 PC사업 및 호텔·콘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연결 기준 전체 매출 비중은 6.1%(지난 1분기 기준) 수준으로 주택시장 경기 하락에 따른 리스크 분산 효과를 언급하기는 여전히 미미하다는 평가다. 최근에 인수한 오크밸리 리조트를 통해 유의미한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대형 수주를 이어가며 주택사업 리스크 분산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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