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수사에 필요한 것은 피해자 중심주의"
대검·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폭력 무고 젠더분석' 포럼 개최
입력 : 2019-07-19 18:56:12 수정 : 2019-07-19 18:56:12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성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고소한 사건 중 84.1%는 불기소되며, 기소사건 중에서도 유죄 선고 사례는 6.4%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찰청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5층 회의실에서 '성폭력 무고의 젠더분석과 성폭력 범죄 분류의 새로운 범주화'라는 주제로 제117차 양성평등정책포럼을 열었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성폭력 피의자 대비 성폭력 무고 피의자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성폭력 가해자가 무고죄로 고소한 사건의 84.1%는 불기소되는데다 기소된 사건 중에서도 15.5%는 무죄 선고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공개된 '검찰 사건 처리 통계로 본 성폭력 무고 사건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2018년 검찰의 성폭력 범죄 사건 처리 인원수는 총 8만677명으로 중복 가능성이 있는 타관 이송 8937명을 제외하면 7만1740명이다. 반면 성폭력 무고죄로 기소된 피의자 수는 556명에 불과해 성폭력 피의자의 0.78%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어 "성폭력 피해자가 처벌받지 않더라도 무고죄로 고소되는 것은 또다른 고통"이라며 "성폭력 가해자의 무고 고소가 남발되고 있는데 이를 가해자 측 변호사들이 역고소를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에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무고 여부를 판단해 처벌할 필요성과 재판부가 무고 고소일 경우 이를 양형에 반영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기됐다.
 
박은정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은 무고죄 수사실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무고 사건은 원사건에 대한 수사가 종결돼야 무고 판단이 가능하다"며 "피의자에 대한 무죄추정원칙에는 피의자가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할 권리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부장은 이어 "많은 피해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은 성관계를 한 것을 성폭력으로 호소하고 있다"며 "한국의 성폭력 법령체계상 이를 성폭력으로 기소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무고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의 성폭력 법령체계에서 피해자가 성폭력이라고 주장하는 지점과 법률이 성폭력이라고 인정하는 간극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성폭력 수사와 재판과정을 관통하는 피해자 중심주의는 성폭력 무고 수사과정에서도 여전히 적용돼야 할 원칙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2시에 개최된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대검찰청이 공양성평등정책포럼을 공동주최했다. 사진/대검찰청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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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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