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소송' 도입 대법 스마트법원 사업, 내부 반대에도 예타 통과
KDI, B/C 1.76 평가 "사업타당성 있다"…판사들 "전자법정 실패 반복될 것"
입력 : 2019-07-22 17:31:26 수정 : 2019-07-22 17:31:26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스마트법원 4.0 사업이 실효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예산 확보 가능성이 커졌다. 이 사업은 법원 출석이 필요 없는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 재판을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사업 주체인 대법원은 법관의 불필요한 업무를 경감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일선 판사들은 '직접심리'라는 재판의 본질을 해친다며 반대 중이다. 
 
<뉴스토마토>가 22일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예비타당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달 초 스마트법원 구현을 위한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사업이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통과했다지난해부터 조사를 진행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성(B/C·비용 대비 편익) 1.76, 종합평가(AHP) 0.728을 줬다. 경제성은 1.0 이상, AHP0.5 이상이면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이대로라면 기재부의 예산 편성 가능성이 크다.
 
해당 사업 총 예산은 지난해 <뉴스토마토>가 단독 입수한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 사업계획 전체본' 대로 3053억9000만원(시스템 구축비 1916억2000만원+유지·보수비 1137억6000만원)이다.
 
대법원은 예비타당성 조사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기획재정부에 해당 사업에 대해 2752억원 상당의 예산을 요구한 있다. 사업에 대해 법원 내부에서 사법발전위원회 회의를 거쳐 찬성론과 신중론이 부딪히는 과정이 있었음에도 예산요구서 내용은 애초 대법원이 배포한 보도자료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온라인 재판 도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당시 전체 참여인원의 20%만이 도입에 찬성한 바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사업성이 있다는 이번 결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재경지법의 판사는 "예산을 기재부에 요구한 것과 예타성에 통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예타성의 경제성은 스마트법원 사업의 온라인재판을 판사들이 얼마나 이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내부 공론화도 없이 사업성이 평가된 것은  말도 안 된다. 판사들에게 의견조회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판사 역시 "입찰비리로 문제된 기존 전자법정 도입 역시 여전히 불안정하고 효용성이 낮은데 국민의 세금이 많이 드는 스마트법원 사업으로 또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없다"며 "판사들이 꼭 온라인재판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제하는 법도 존재하지 않아 이미 시행 중인 전자법정처럼 효용성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자법정 사업 역시 실제 법정에서보다 진술 생동감이 저하되는 등 이용이 꺼려지고 제도 수요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51억원 상당의 예산으로 전국 525개소 법정 및 72개 증언실에 웹카메라 등 법정용 영상장비와 TV등 증언실 장비가 도입됐지만 지난해까지 원격영상재판이 활용된 적은 10여건에 불과하다.  
 
이 판사는 이어 "전자법정 관련해서도 판사를 제외한 전직 법원행정처 과장 등 공무원들에게만 책임을 물었다. 사업성이 좋다고 정책을 주도했던 분들에게도 예산이 소비된 것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외부에서도 전자법정 입찰비리로 관련자들이 기소돼 중형을 선고받았음에도 또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편 대법원은 사업 개요서에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별 사건에 맞는 적정하고 충실한 심리가 진행되고누구든지 접근이 쉽고 이해하기 쉬우며 말하기 쉬운 재판을 실현할 "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서비스 혁신을 위한 열린 스마트법원을 구축하겠다" 소개했다이어 "낙후된 업무절차와 노후화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법관의 불필요성을 경감시키고심리에 집중해 충실한 재판 진행여건을 마련해 형식적절차적 업무에 대한 자동화  지능형 법원으로 전면개편한다" 명시했다.

대법원 스마트법원 4.0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사진/대법원
 
최영지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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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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