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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없는 토목공사, 건설업계 계륵?
토목사업 영업이익률 저조…대형 발주 없으면 구조조정 가능성
2019-07-24 14:44:23 2019-07-24 14:44:23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중소 건설사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에게도 토목사업이 계륵이 되고 있다. 다른 사업 분야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지지만, 그나마 대북사업 등 향후 기대되는 대형 토목공사 입찰을 위해 인력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사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주택사업보다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많다는 점에서 토목사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보인다.
 
24일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요 대형 건설사 토목사업 영업이익률은 다른 사업 분야에 비해 낮은 상태다. 대우건설은 토목사업에서 영업이익률 2.1%(3518억원 중 7억원)를 기록했다. 주택·건축사업에서 9.9%(1조2767억원 중 1269억원)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대림산업도 지난 1분기 토목사업에서 5.2%(3569억원 중 187억원)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12.9%(1조5901억원 중 2061억원)를 기록한 주택사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토목사업은 부침을 겪고 있는 플랜트사업 영업이익률(5.5%)보다 더 낮다.
 
여기에 GS건설은 지난 1분기 토목사업에서 영업이익률 1.3%(2289억원 중 3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9.5%(1조5142억원 중 1441억원)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건축·주택사업과 5.0%(8370억원 중 421억원)를 기록한 플랜트사업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 1분기 토목사업에서 9억6200만원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고사하고 오히려 매출보다 더 많은 원가를 투입해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토목공사 중심의 중소 건설사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연)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공공공사를 주로 맡는 토목업체 1100여 곳이 폐업해 관련 업체 수가 10년 새 30% 감소했다. 건단연은 공공공사만 맡는 건설사 1000곳의 영업이익률을 평균 내면 마이너스라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은 해마다 오르는데 정부가 공사입찰 기준인 예정가격 기준을 해마다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토목공사 발주가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대형 건설사가 딱히 할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금도 수익이 안 나오는 구조인데 뛰어들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택사업은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 및 변수가 많지 않다. 기껏해야 하자보수 정도인데, 토목공사는 싱크홀 등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리스크와 변수들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기존 인력을 계속 돌리기 위해 수익 악화에도 어쩔 수 없이 토목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게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현재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정적인 일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현재 대북 사업 등 대형 토목공사 발주를 기대하며 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대형 토목공사 발주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인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형 토목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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