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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트'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범 서비스 시작…업계 미칠 영향은?
기관 투자 유입으로 암호화폐 투자 안전성 제고될 듯
300조 불과한 시장 덩치도 급격히 커질 수 있어
2019-07-24 14:59:32 2019-07-24 15:04:01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이 함께 만든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백트(Bakkt)가 지난 23일 비트코인 선물 거래, 자산위탁서비스(Custody)의 사용자 수용 테스트를 시작한 가운데, 암호화폐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관 투자가 대거 유입돼 암호화폐 시장이 질적·양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의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백트는 비트코인 선물 일간 계약, 월간 계약 이용자 수용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계약은 최종 결제일에 거래소 가상 창고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계약이 이뤄지는 실물인수도 방식을 취한다. 정산 시에도 달러 등 기존 통화가 아닌 비트코인이 이용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선물거래가 달러로 정산되는 것과 구별된다.
 
이는 기존 현금정산(차익정산) 방식이 아닌 최초 실물인수도 방식이다. 기존 선물거래는 계약가격과 만기에 따른 차익을 달러 등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이었다면 백트의 경우 실제 비트코인으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현물시장에 직접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백트가 테스트 기간을 거쳐 비트코인 선물거래 서비스를 공식 론칭하게 되면 기관 투자자와 신규 암호화폐 투자자의 유입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스피커'는 "백트의 이번 사용자 수용 테스트 개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필요한 규칙과 규정을 준수하고 SEC의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백트는 그동안 SEC 규제로 지난해 12월, 올 1월 등으로 출시를 미뤄왔는데, 이번 시범 테스트로 연내 서비스 공식 론칭이 점쳐진다.  
 
백트는 선물거래에 필요한 자산위탁서비스(커스터디)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암호화폐 수탁서비스 업체인 DACC를 인수하며 안전한 자산운용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현재 백트는 관계 당국에 커스터디 업무 라이센스 획득을 위한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커스터디는 고객 자산을 믿고 맏길 수 있는 일종의 보호막으로 기관 투자 유입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비트코인 선물과 커스터디 등의 서비스 출시는 암호화폐 자산의 안전성을 한층 높이고, 결국 기관 투자의 유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전체 시가총액이 314조2614억원(24일 코인마켓캡 기준·비트코인 비중 65%)에 불과한데, 이는 1조달러 이상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1개 기업 시가총액의 5분의 1 수준이다. 그럼에도 암호화폐 시장은 줄곧 심한 변동성을 보여왔고, 시장 확장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비트코인 선물거래로 기관 투자가 늘어나면 일부 '고래'와 대부분의 개미 투자로 형성됐던 암호화폐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투자 안전성 제고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의 전체 파이도 급격하게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유명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조셉 영(Joseph Young)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BTC 선물 거래소 백트가 출시되면, 적격성을 갖춘 위탁관리, 보험 등 시스템으로 BTC 시장 판도를 변화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차익거래(프로그램매매)라고 불리는 거래가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는 것처럼 비트코인 선물시장이 활성화 될수록 비트코인 현물시장과 선물시장 사이에 차익거래(프로그램매매)에 따라 비트코인 현물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질 수 있다"며 "비트코인 선물을 활용한 각종 파생상품들이 출시가 가능해지면서 기관 투자자 유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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