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숙의 파리와 서울 사이)지구 온난화, 인류 대재앙
입력 : 2019-07-30 06:00:00 수정 : 2019-07-30 06:00:00
지구 온난화가 인간의 삶에 미칠 영향은 오래 전부터 예고돼 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길 자주 거부했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은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재앙을 믿지 않거나, 믿는다 해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경고는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찌는 듯한 무더위, 잦은 홍수와 가뭄, 미세먼지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 중 무더위가 2019년 유럽의 여름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주 비에르-라-빌 인근 드뢰몽의 최고기온은 42.5°C, 파리의 경우 41.6°C를 각각 기록했다.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와 환경파괴로 야기된 기후 온난화로 인해 유럽은 물론 북극 지역까지 더위로 뒤덮여 있다. 반복되는 무더위는 이론의 여지없이 지구 온난화의 징후다. 유럽 코페르니쿠스 기후온난화국에 따르면 유럽의 이 예외적인 삼복더위는 평년 기온보다 2°C 더 높다. 미국 대기 관리소에 따르면 남아메리카 역시 지난 6월 역대 기록을 넘어서는 더위를 기록했다.
 
유럽은 한 달도 채 안 되어 두 번째 더위가 찾아왔다. 지난 6월 말 끝났나 싶었던 더위가 지난주엔 더 강하게 찾아왔다. 프랑스 남부 베라르그(Verargues)의 기온은 무려 46°C까지 올라갔다. 이는 2003년 찾아온 삼복더위(44.1°C)를 상회한다. 아스팔트 위 펄펄 끓는 열기는 계란후라이 요리를 해도 될 듯하다. 프랑스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카니퀼(Canicules·삼복더위)이란 단어를 써서 폭염을 보도하기에 바쁘다. 프랑스 정부는 삼복더위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장관들은 휴가를 아예 반납하거나, 아니면 파리근교에서 바캉스를 보내며 대기상태다. 비상사태도 이런 비상사태가 없다.
 
카니퀼은 사람만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농작물과 자연 생태계까지 고통스럽게 한다. 영글어야 할 과일을 영글지 못하게 하고, 채소도 잘 자라지 못하게 한다. 파리 근교 발 돠즈(Val d'Oise)의 한 농업인은 “지난달 8일부터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있다. 결국 1kg, 1.2kg의 멜론대신 800g의 멜론을 수확했다. 감자도 마찬가지다. 고구마는 죽어가고 있어 수확량의 50%를 잃었다”라고 한탄했다. 프랑스 중부 퓌 드 돔(Puy-de- Dome)에서는 양상추와 배추가 가뭄에 말라 비틀어졌다. 겨울 채소를 파종해야 하는데 이 더위에 싹이 잘 틀 것 같지 않아 걱정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물 부족으로 땅이 수축해 벽이 갈라지고 천정에 금이 가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비가 올 때 땅은 다시 이완되면서 생기는 침하와 팽창의 반복은 일부 주거지를 불안정하게 한다. 일간지 르몽드(Le Monde)에 따르면 450만개의 주택이 홍수에 잠길 위험에 처해있다. 주민들의 유일한 희망은 지방정부가 그들의 자연재해 상태를 인식해 주는 것이다. 작년에 오 드 센(Hauts-de-Seine) 지방의 11개 도시는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자연과의 공존을 거부하고 환경을 파괴한 어리석은 인간의 죄 값은 그리 녹록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이라고 결코 예외일 수 없다. 작년 여름 우리는 기상이변으로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다. 올해는 유럽과 달리 폭염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속단할 수 없다. 장마가 끝나면 어떤 찜통더위가 찾아올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벌써 장맛비만으로도 피해는 크다. 여기저기 건물이 붕괴되고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전국은 숨 막힐 정도로 습도가 높아 고통스럽다.
 
폭우와 폭염으로 도로에 포트홀(Pothole·웅덩이)과 블로우업(Blow up·도로가 갑자기 올라오는 현상)이 나타나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도로 이상은 교통사고를 유발해 인명피해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포트홀이나 블로우업과 같은 도로 손상으로 점점 피해가 커지고 있으며 손해배상 소송도 늘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다.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감독의 공상영화 속 미래 세계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이는 인과응보다. 자연과의 조화를 거부한 인간의 오만, 자본주의에 찌든 과도한 소비문화의 귀결이다. 프랑스 유명 기후학자인 발레리 마쏭-델모트(Valerie Masson-Delmotte)는 이대로 계속 간다면 2050년에는 지금보다 두 배나 더 강한 더위를 만나고 그땐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자 어떻게 할 것인가. 늦었다고 포기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우리 속담에 “늦었다고 할 때가 제일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 오늘부터 당장 삶의 패턴을 바꿔라. 그럼 아직 여지는 남아 있다. 지구 온난화 대책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구상 70억 인구가 나서서 일상의 작은 행동 하나만 바꿔도 지구오염은 줄어든다. 자동차를 타는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국내여행을 할 때는 비행기보다 열차를 이용하자. 사용하지 않는 전기코드는 꼭 뽑는 습관을 기르고 쓰레기 분리수거에 동참하자.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오늘부터 지구를 살린다는 대의명분으로 나쁜 습관을 하나씩 바꿔보라. 지구를 지키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 점을 망각한다면 우리는 진짜 재앙을 맛보게 될 것이다.
 
최인숙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파리정치대학 정치학 박사(sookjuliette@yahoo.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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