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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자폐·아스퍼거증후군, 점차 악화되는 퇴행성질환(1) - ‘정상’ → ‘퇴행’으로 악화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2019-08-01 09:26:47 2019-08-01 09:26:47
자폐증, 아스퍼거증후군은 점차 악화되는 퇴행성질환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스퍼거증후군은 뇌신경질환이고 유전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자폐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러한 생각은 자폐 증상을 가진 아동들은 태어날 때부터 문제를 보이고 성장 과정에서도 다른 아이들보다 발달이 느릴 것이라는 오해를 만든다. 그런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영유아기에는 발달이 빠르거나 정상범위였다가 점차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점차적으로 신경발달이 떨어져 가는 퇴행성 질환이다.
 
미국 에머리 대학의 Ami Klin 박사는 안구 추적 장치를 이용해 자폐를 조기 진단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본 학자다. 그는 안구추적장치를 통해서 아동의 눈맞춤 경향을 분석하면 생후 2~3개월에도 자폐 진단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그의 연구 보고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엔 클린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정상 아동의 눈맞춤 발달과정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출생 후부터 6개월까지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눈맞춤을 하는 비율이 정상아동에 비해 훨씬 더 높다. 그러나 생후 6개월 전후로 정상 아동들의 눈맞춤 발달은 점점 높아지는 것에 비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눈맞춤 비율은 점차 떨어져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부모들 중에는 자신의 아이가 오히려 발달이 빠르다가 어느 시점에 발달이 늦어졌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이다.
 
클린 박사의 자료에 의하면 퇴행의 속도는 아동마다 차이가 있다. 정상 아동들은 생후 2개월 경 40% 정도의 눈맞춤을 보이다가 6개월경에는 45% 발달을 이루고, 이후 47% 눈맞춤 해상도가 증가한다. 그러나 평균적인 자폐 아동의 경우는 생후 2개월경 50% 가량의 눈맞춤을 보이다가 6개월 경우는 45%로 정상아동과 유사한 수준이 되고, 12개월 경에는 40% 미만으로 퇴행되었다가 24개월에는 30%까지 심각한 수준으로 눈맞춤 소실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중 발달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경우에는 오히려 초기에 58% 가량의 우수한 눈맞춤을 보이며 일반아동보다 높은 발달수준을 보이다가 18개월 전후로 정상범주보다 눈맞춤 범위가 떨어지며 퇴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점차 낮아져 24개월 이후에야 신생아 수준으로 퇴행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렇게 초기에 발달이 매우 양호했던 아동이라면 정상아동보다 발달이 늦어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시점은 생후 18개월이나 되어야 가능하다.
 
자폐 아동들 중에는 발달 지연이 초기부터 매우 심각한 경우도 있다. 클린 박사의 보고에 의하면 자폐 아동 중 발달수준이 낮은 아이도 생후 2개월 경에는 43%의 비율로, 정상아동보다 높은 수준의 눈맞춤을 보인다고 한다. , 4개월이 안돼서 평균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여 정상 아동보다 떨어지는 상태를 보이다가 10개월 정도에는 30%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러므로 이렇게 조기에 퇴행하는 경우는 처음부터 아이의 발달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오해를 하게 된다.
 
결국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태생적으로 정상 아동보다 발달이 늦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빠르거나 정상범주 보다 높은 상태에 있다가 점차적으로 떨어지는 퇴행적인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퇴행성 장애 경과를 보인다는 특징을 이해하지 못 할 경우 진단에서 심각한 오류를 보이게 된다. 가장 흔하게 보는 오류는 아이가 정상발달 중 퇴행 현상을 보였다고 하면서 이를 반응성애착장애라고 진단하는 경우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태어나면서부터 자폐인데 정상발달 중 퇴행하기에 애착장애라고 진단한다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도 정상발달을 하면서 퇴행적 경과를 보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경우다. 다만 그 시점이 빨리 나타나느냐, 약간 느리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관찰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클린 교수가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생후 2년까지는 아동이 퇴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2년에서 멈추지 않는다. 지속적인 퇴행을 반복해간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을수록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개선은 어려워지고 상당히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면 자폐증의 퇴행의 끝은 어디일까? 이 역시도 명확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퇴행이 완성되면 심각한 지적장애 상태가 된다. 그리고 청소년기가 지나게 되면 30% 아동이 간질성 경련 증세를 보이는 뇌전증 환자가 된다. 결국 퇴행 경향은 청소년기까지 이어지게 되고, 이 시기가 되면 증상의 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다.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성이 떨어지는 단순 사회성장애가 아니다. 뇌 면역 이상으로 뇌기능이 점차 퇴행하고 손상이 고착되어 가는 퇴행성 질환이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점점 퇴행이 고착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 호전되지 않으면 내일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치료의 기회로부터 멀어져 간다. 반대로 보면 초기에 치료하면 할수록 정상범위로 회복이 용이한 질환이 자폐스펙트럼장애인 셈이다. 이 점이 필자가 반복적으로 조기 발견과 조기치료를 강조하는 이유다.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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