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색국가 제외)청와대 "일본과 군사정보 공유 맞는지 포함 대책검토"
"일본에 대한 '가마우지 경제체제' 고리 끊는 기회 삼을 것"
입력 : 2019-08-02 18:17:53 수정 : 2019-08-02 18:54:22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일본 정부가 2일 각료회의(각의)를 열어 한국을 수출허가 신청 면제대상(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가운데 청와대가 “정부는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국민들과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일본에 대한 가마우지 경제체제의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를 비롯한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도 설명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결정에 대해 “만약 20년 전에 일본이 오늘의 조치를 우리에게 취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산업적 측면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핵심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환경규제와 노동규제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연구개발(R&D) 투자도 대폭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 기술기업 대상 M&A(인수합병) 적극 지원과 해외 기술인력의 국내 유입을 위한 장려책 마련, 부품·소재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상생의 환경생태계 조성 필요성도 밝혔다.
 
김 차장은 “정부는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국민들과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일본에 대한 가마우지 경제체제의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마우지 경제는 한국이 수출 완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소재를 일본에 의존함에 따라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을 일본이 챙기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말이다. 박정희정부 당시 ‘중화학 공업화 정책선언’으로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극복하고 김대중정부의 ‘소재 부품산업 육성 전략’으로 부품산업 발전 발판을 마련한 것을 예로 들며 현 상황을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발돋움 하는 기회가 되도록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차장은 우리 정부가 그간 일본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보여온 노력도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왜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특사 파견을 하지 않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며 “이미 우리 정부 고위 인사의 파견은 7월 중 두 차례 있었습니다. 우리 측 요청에 따라 고위 인사가 일본을 방문해 일측 고위인사를 만났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그 고위인사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차장은 “한일 갈등을 해결코자 하는 노력에 최근 미국도 동참했다”며 “일시적으로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동결하고 일정기간 한일 양측이 외교적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하는 소위 ‘현상동결 합의’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우리 측이 이러한 방안을 토대로 일본과의 협의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성과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일측은 현상동결합의 방안에 관해 즉각적인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러한 우리의 지속적인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양국간 신뢰 관계 손상, 전략물자 밀반출, 수출규제 관리 등 이유를 계속 바꿔가며 결국 오늘 백색국가에서 우리를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수십 년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했던 한국을 안보상의 이유를 핑계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우리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대응 차원에서 지소미아 폐기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거론했다. 김 차장은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앞으로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지소미아는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는 협정인데 일본이 우리에 대한 신뢰가 없고 안전보장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문제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인지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지금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러 가지 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일본 역시 (지소미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는 말로 여지를 남겼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대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정책이 공식 시행되는 8월 하순 내에 한일 갈등이 풀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태국에서 열리는 것도 외교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2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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