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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가격경쟁은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
KDB미래전략연구소 "안정적 초기자본·지배구조 통한 실행력 확보…고객기반 확보할 플랫폼 중요"
2019-08-10 12:00:00 2019-08-10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인터넷은행이 가격경쟁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선다면 앞선 해외 사례에 비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비가격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일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해외사례로 본 인터넷은행 성공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적인 정착 요인으로 좋은 금리 상품보다 '고객경험 제고' 등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 주효했다.
 
앞서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들과 같이 예대업무 마케팅, 가격경쟁력 위주의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해 좋은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최초 시큐리티퍼스트네트워크뱅크'(SFNB) 후 24년이 지났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은행산업 내 시장 점유율은 전세계적으로 1~4% 수준에 불과하다.
 
이유나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도입 초기 은행은 예대업무 위주의 영업방식과 미약한 고객기반 등으로 상당수가 퇴출했다"면서 "2007년 파산한 넷뱅크(Net Bank)도 고금리예금 제공으로 조달비용이 높아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위험 자산을 운용했으나 결국 리스크관리 미흡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안정적 초기자본·지배구조’와 ‘비금융주력자의 영업기반(고객기반)’을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적 정착 요소로 꼽았다. 해외사례에 비춰 볼 때 대규모 IT인프라 투자비 회수 및 규모의 경제 달성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충분한 초기자본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 지배주주의 존재, 단순한 주주구성이 신속한 영업전략 수립 및 실행하는데 용이했다. 자본금 확충 등 의사결정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비금융주력자의 고객기반과 플랫폼 인프라, 핀테크기업과의 업무제휴 등을 활용해 혁신 성장동력을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설립된 유럽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금융기관의 신규 사업부 또는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모회사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을 기반하는 라쿠텐은행, 세븐일레븐 고객층을 활용하는 세븐은행 등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영업규모를 빠르게 확장하여 출범 후 불과 20개월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케이뱅크는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초기 중금리대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당기순손실 지속, BIS비율 하락 등 건전성 악화됐다. 
 
이 연구원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3년차, 도입 후 20년 이상 경과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잘 살펴 이어질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위한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우(사진 왼쪽),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 대표이사가 자사 신규 금융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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