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환율전쟁에 아시아나 연내 매각 '적신호'
리스료·유류비 상승에 부채 증가까지 악재 겹쳐 가치 추락
입력 : 2019-08-12 17:27:28 수정 : 2019-08-12 17:27:2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최근 미·중 환율전쟁의 파장이 커지면서 연내 매각 적신호가 켜졌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달러로 지불하는 리스료, 유류비 부담이 커져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7원 오른 1216.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월 실적 목표를 매출액은 6조3834억원, 영업이익 2476억원, 순이익 636억원으로 각각 잡은 바 있다. 이 수치는 원·달러가 1118.1원일 때 예상치다. 실적 목표를 세울 당시 원·달러 기준치가 최근 1200원을 웃도는 환율과 약 100원 차이 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안화가 약세이고 한국과 일본의 통상 이슈가 장기화 조짐을 보여 당분간 1200원대 환율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이 목표치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 항공은 항공기·항공유 등 사업에 필요한 주요 기자재를 달러로 사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큰 산업이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 연간 약 79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현금 추가 유출 또한 약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리스 항공기가 많아 환율 영향이 더 클 전망이다. 리스료 또한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85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54대가 운용리스 항공기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종이나 리스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항공기 한 대당 매달 3억~5억원 정도의 운용리스 비용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분기 기준 3조원 이상의 리스료를 앞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년 이내에 내야 하는 최소 리스료는 약 8000억원, 1~5년 이내는 약 2조2000억원이다. 만약 환율이 1200원 이상 수준을 유지한다면 실제 내야하는 리스료가 1분기 환율 기준보다 수천억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미·중 환율전쟁으로 아시아나항공 매물 가치 하락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뉴시스
 
높은 운용리스 비중은 부채 증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리스의 경우 크게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나뉘는데 금융리스는 자산으로 잡혀 부채가 늘어나지만 할부금 지급을 완료한 후에는 항공기를 인수할 수 있다.
 
반면 운용리스는 초기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대신 금융리스보다 리스료가 비싸다. 다만 항공기를 인수하는 게 아니라 자산이나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회계 기준 변경으로 운용리스도 부채로 잡히면서 이러한 장점은 사라졌다. 운용리스 비중이 많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새 회계 기준을 적용한 후 실제로 부채가 증가했다. 지난 1분기 부채는 9조7000억원, 부채비율은 895%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7조979억원에서 약 37%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오르면 평가 부채가 증가해 실적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의 특성상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추이는 지켜봐야겠지만 환율 상승이 계속 이어진다면 리스료 부담이 커지고 원화값 하락으로 연료비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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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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