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정책 엇박자가 검단을 울렸다
입력 : 2019-08-13 15:03:18 수정 : 2019-08-13 15:03:1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신도시 조성의 목적은 서울을 바라보는 부동산 수요의 분산이다. 검단신도시는 그렇게 나왔다. 인프라가 몰려 있는 서울 대신 검단을 택하려면 그만큼의 이점이 있어야 했다. 그것이 자산 증식이든 주거 여건이든 입주민들은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 검단을 택했다.
 
기대감은 청약 경쟁률로 나타났다. 한 중견건설사가 지난해 10월 분양한 아파트는 6.25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그외에 다른 건설사가 분양한 단지도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정부가 공공택지에 전매 제한 규제를 강화하기 전이다.
 
정부가 추가 규제에 나서면서 공공택지 전매 제한 기간이 길어지자 자산 증식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대신 미분양 공포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단기 시세 차익을 보려는 투기 시도를 방지하고 실수요자 주거 안정성을 높인다는 취지였지만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겼다. 브랜드 파워 상위권인 대형 건설사 아파트도 흥행에 실패했다. 
 
정부 규제에 이미 한쪽 뺨을 맞은 상태인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반대편을 또 때렸다. 국토교통부 산하의 이 공기업은 검단이 위치한 인천시 서구를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관리지역 지정은 낙인효과를 불렀다. 올해 초 검단에서 분양한 물량 다수는 여전히 수요자를 기다리고 있다. 검단에서 공급을 계획했던 건설사들은 물량 적체에 일정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검단신도시는 ‘실패한 신도시’로 이미지가 추락했다.
 
정부 규제가 검단의 미분양을 조장했고 공기업 관리를 받게 된 원인이 됐다. 검단 인근 지역에 3기 신도시까지 추가로 등장했다. 3기 신도시는 검단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검단이 아닌 3기 신도시로 수요가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검단에는 겹악재다. 
 
이어지는 정책 엇박자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검단신도시 입주민이다. 국민 대다수가 ‘재택크(주택을 재테크)’에 힘쓰지만 검단 입주민이 기대할 건 주거 여건 개선밖에 남지 않았다. 전통적 호재인 교통망 보완은 여의치 않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수도권 서북부 교통망 확충안을 내놨으나 검단과 일산을 연결하는 대책으로 서울 접근성이 나아지리라는 기대감은 솟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의 불협화음에 검단신도시 조성 취지는 이미 훼손됐다. 서울 부동산 수요를 분산하려면 검단이 제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 접근성 개선이나 자족기능 등 좀 더 강도 높은 신도시 대책을 통해 수요 유입 가능성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 검단 추락의 원인 제공자가 신도시 조성 취지를 곱씹어 볼 때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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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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