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블록체인 기반 수탁업무 출사표
금융위 하반기 규제샌드박스 수요조사에 신청
암호화폐는 보류…디지털 자산관리 확대 전망
입력 : 2019-08-13 15:45:08 수정 : 2019-08-13 15:45:08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민은행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자산관리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반기 금융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일정 기간 규제 없이 사업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커스터디(custody·3자 수탁형태로 보관·관리) 업무를 확대하고, 본격적으로 디지털 자산분야의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암호화폐의 경우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플랫폼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KB금융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전 수요조사에 블록체인 기반의 수탁서비스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 규제 샌드 박스는 일정 기간 규제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는 제도로, 금융당국은 이번 수요조사에 대해 컨설팅을 진행한 후 혁신위원회 심사 절차를 거쳐 최종 서비스를 선정하게 된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될 경우 해당 사업은 2년 동안 규제 걱정 없이 운영할 수 있다. 일정 기간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등 특례를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국민은행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고객의 미술품이나 부동산 등 디지털화 된 유·무형의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디지털 자산 관리와 관련해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을 표했다"며 "아직 블록체인·암호화폐에 대한 법적인 근거나 제도가 없지만, 기존에 문제가 됐던 본인확인(KYC)·자금세탁방지(AML) 등의 문제를 은행에서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만큼 커스터디 쪽으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작년 11월 ‘디지털 혁신 조직으로의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선포한 국민은행은 현재 인공지능(AI)·블록체인(Blockchain)·클라우드(Cloud)·데이터(Data)·생태계(Ecosystem)를 중심으로 한 ‘ABCDE’를 KB의 미래 핵심 기술로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KB금융은 지난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앱(App) 보안솔루션 기술 특허를 취득했으며, 지난 6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아톰릭스랩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관리 기술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디지털자산 보호기술과 스마트컨트랙트(블록체인 기반 조건부 자동계약 체결) 적용 방안 등을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디지털자산 분야의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목적이었다.
 
특히 국민은행은 은행의 내부통제 인프라 및 정보보호 기술을 아톰릭스랩의 기술과 결합해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도 내놓기로 했다. 다만 당장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수탁해 관리하기보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을 거래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해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에 집중하기 보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 영역 확대에 힘을 싣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 업계와 은행 또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 출시를) 내년 상반기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규제 문제가 남아있고, 개발이 진행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입장을 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역시 "현재 혁신 서비스로 선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로드맵이라거나 구체적인 사안을) 말하기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은 지속 추진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공고를 통해 블록체인 전문직무 직원을 모집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기술을 선행적으로 연구하고, 블록체인 기반 사업 기획 및 프로젝트 분석설계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개발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이밖에 LG CNS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인 '마곡 커뮤니티 플랫폼'도 내놨다. 이달 도입된 마곡 커뮤니티 플랫폼은 실시간 충전·송금·결제·출금이 가능한 서비스로 국민은행은 정산은행을 맡는다.
 
LG CNS 관계자는 "기존 마곡 커뮤니티 화폐가 LG CNS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것이었다면,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플랫폼에서는 국민은행이 정산은행으로 정식 참여한다"며 "국민은행 계좌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이 보유한 현금을 마곡 커뮤니티 화폐로 일대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위 한 관계자는 "아직 (하반기 규제 샌드박스 관련) 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서비스와 관련해 뭐라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금융 혁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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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아란

볼만한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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