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중간매도인, 공무원 실수로 손해봤어도 배상 안 돼"
입력 : 2019-08-19 14:01:46 수정 : 2019-08-19 14:01:46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공무원 실수로 등기가 잘못 기재돼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건물을 산 경우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건물을 샀다가 제3자에게 다시 팔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손해는 최종매수인인 제3자가 입었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종매수인은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해 매매대금이 초과지급된 현실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봐야 한다"며 "중간매도인인 원고는 최종매수인에 채무를 부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실적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은 원고가 402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취득하지 못한 부족지분에 상응하는 매매대금을 과다지급함에 따라 현실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판단에는 불법행위에 있어서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기존 판례에서도 "불법행위를 이유로 배상해야 할 손해는 현실로 입은 확실한 손해에 한한다"며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제3자에 대해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그 채무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채무의 부담이 현실적·확정적이어서 실제로 변제하여야 할 성질의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춰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A씨는 2014년 경매로 집합건물 일부를 사들였고 소유권 등기를 마쳤다. 이중 402호의 경우 등기부를 전산화하는 과정에서 등기공무원의 실수로 실제 면적보다 더 큰 면적으로 기재됐다. 이에 A씨는 다른 매수인에게 팔았음에도 "등기공무원 잘못으로 인한 초과지분을 취득하는데 든 비용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피고 측은 "중간매수인에 불과한 원고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면 이중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돼 그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돼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1,2심 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행위가 없었다면 존재했을 재산 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라며 "정씨는 등기부에 표시된 대지권 절반만 취득했으니 토지가액의 절반에 대한 반환을 구할 수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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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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