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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 쟁대위 출범식…파업 카드 '만지작'
부분파업 이어 전체파업 예고 / 새 집행부 선거 등 연내 타결 불투명
2019-08-21 16:14:42 2019-08-21 16:14:42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을 두고 사측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부분파업에 나선 데 이어 전체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한국지엠 노조는 21일 오전 11시 부평공장 조립사거리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쟁대위 1차 회의는 지난달 25일 시작했는데 뒤늦게 출범식에 나선 이유는 사측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노조는 전날 전·후반조로 나눠 2시간씩 부분파업에 나섰다. 이날에는 4시간 부분파업과 퇴근 투쟁을 할 예정이다.
 
3차 쟁대위 회의는 22일 오후 4시에 진행한다. 노조 관계자는 "3차 회의에서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파업권이 있는데도 사측이 교섭안을 내놓지 않아 출범식을 진행하게 됐으며 이를 기점으로 회사를 더욱 압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8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한국지엠 노조 임단협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 결정 시 쟁의행위에 찬성하는 조합원이 과반을 넘으면 즉각 파업할 수 있다.
 
한국지엠 노조가 21일 부평공장 조립사거리에서 쟁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사진/한국지엠 노조
 
노조는 올해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포함한 요구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협력 업체와 상생하는 장기적인 발전 계획과 비정규직 해고자 고용문제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사측의 입장도 강경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해 여건상 임금을 동결했기 때문에 올해 이 부분을 보상받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최근 부평과 창원공장을 방문해 노조에 협력을 부탁했다.
 
이처럼 한국지엠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올해 내 임단협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9월 한국지엠 노조 새 집행부 선거가 시작되면 내년 초까지 사실상 임단협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집행부는 8월만 넘기면 다음 집행부에게 올해 임단협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부분파업으로 투쟁 의지를 보인 후 파업까지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 업계 '큰 형님' 현대차 노조가 일본 불매운동 등 시국을 고려해 파업보다는 대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한국지엠 노조 태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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