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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스몰캡탐방)에프앤리퍼블릭, 마스크팩·플랫폼 융합으로 중국서 재도약 노린다
제이준코스메틱 중국 총판 사업…하반기 사업 정상화 수순
2019-08-22 01:00:00 2019-08-22 10:18:13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한국의 마스크팩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대표 화장품으로 한때 재고가 없어 못 팔 만큼의 인기를 자랑했다. 뛰어난 기술력과 한류열풍, 미용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던 당시의 중국 시장과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그야말로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THAAD·종말고고도지역방어) 문제가 터지자 상황은 역전됐다. ‘한국 제품’이라는 꼬리표가 성장 동력이 아닌 걸림돌이 되면서 관련 기업의 시름이 깊어졌다. 중국 시장에서 마스크팩을 판매하던 코스닥 상장사 에프앤리퍼블릭(064090)도 이 같은 상황에 직면했다. 판매 물량을 늘렸지만, 한순간에 재고가 쌓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오창근 에프앤리퍼블릭 대표가 나섰다. 중국 인민대학교를 나온 오 대표는 중국 현지의 견고한 유통망을 이용해 다른 화장품 업체와는 색다른 행보로 어려움을 해결했다. 오창근 대표를 만나 기업의 정상화 수순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마스크팩 사업 정상화 수순…리스크 모두 해소
에프앤리퍼블릭은 종합 코스메틱 브랜드 제이준코스메틱의 중국 총판 사업을 하고 있다. 자회사 제이준코스메틱은 생산을 담당한다.
 
초기 에프앤리퍼블릭은 기회의 땅인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등 다각도의 채널을 이용했다. 중국의 왓슨스 매장은 물론 중국 티몰과 징동닷컴, 타오바오 등 주요 온라인 채널과 중소형 규모의 온라인에서도 판매를 확대했다. 현지 마케팅을 위해 인기 스타를 이용했고 그 결과 에프앤리퍼블릭은 중국 시장에서 마스크팩으로 입지를 굳혀갔다.
 
오창근 에프앤리퍼블릭 대표. 사진/에프앤리퍼블릭
 
하지만 승승장구 하던 사업은 사드 문제가 터지면서 브레이크에 걸렸다. 오창근 에프앤리퍼블릭 대표이사는 “사드 보복이 있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물량이 없어 판매를 못할 정도의 인기를 누렸다”며 “당시 수요 예측을 확대해 물량을 늘렸지만, 역효과로 재고가 쌓이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작년 에프앤리퍼블릭의 매출액은 1029억원으로 2017년 보다 33% 늘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54.8% 감소한 37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09억원으로 급증했다. 중국 현지에 재고가 쌓이면서 현금 흐름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오 대표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마스크팩의 가격을 낮춰 판매했다면 중국 시장에서 재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회사는 다른 경쟁사와 달리 자사의 제품만 담당하는 현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사드 문제로 발생했던 재고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재고가 소진된 이후부터는 회사의 실적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최대 쇼핑 특수인 광군절도 앞두고 있다. 에프앤리퍼블릭은 광군절에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3분기부터 중국 마스크팩의 납품 물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예상 마스크팩 관련 매출은 3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오 대표는 “회사의 모든 마케팅과 유통망을 활용해 광군절을 대비할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면 그동안 우려했던 마스크팩 사업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실적 정상화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프앤리퍼블릭 회사 내부 전시된 마스크팩. 사진/에프앤리퍼블릭
 
중국 플랫폼으로 사업 확장…패션·이너뷰티로 확장
사드 사태를 겪은 이후 오 대표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총판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유통만큼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에프앤리퍼블릭 사무실 입구. 사진/에프앤리퍼블릭
올해 에프앤리퍼블릭은 유통 플랫폼 사업을 위해 브랜드를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스트릿 캐쥬얼 브랜드인 ‘널디(NERDY)’와 중국 독점총판 계약을 체결하면서 패션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널디는 연예인 아이유 트레이닝 복으로 유명해진 브랜드로 개성있는 스타일이 중국 내에서도 흥행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오 대표는 “화장품의 특성상 겨울 시즌에는 비수기에 들어가게 된다”며 “이 공백을 패션사업이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의류 매출은 약 1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마스크팩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도 확장했다. 지난 4월에 이너뷰티 회사 무무코스메틱을 100% 인수했으며 같은달 미국 프리미엄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 ‘에드하디’의 코스메틱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무무코스메틱은 연예인들의 뷰티샵 무무 왁싱 스튜디오에서 출범한 회사로 브랜드 알롱을 통해 세정제와 왁싱 케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무무코스메틱의 알롱이나 에드하디의 코스메틱 제품도 광군제 시기 맞춰 판매 할 수 있도록 유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현재의 매출 상황은 부진하지만 앞으로 점차 매출을 늘려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그동안 회사의 재무나 주가 모두 부진했던 것은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 요소가 컸다"면서 "이제는 정상화의 과정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모두 마련한 만큼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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