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분만에 등돌린 한일 외교장관
강경화 "드릴말씀 없다"…청와대, 이르면 22일 지소미아 연장여부 확정
입력 : 2019-08-21 17:32:36 수정 : 2019-08-21 17:32:36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양국 외교장관이 3주 만에 다시 만나 담판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결정시한(24일),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조치 발효(28일) 등을 앞두고 열린 사실상의 최종담판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양국관계 전망도 어두워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별도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두 장관은 간단한 기념촬영 후 곧바로 회담장에 들어섰지만 불과 35분 후 회담이 종료됐다. 강 장관은 회담 결과와 지소미아 연장문제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자리를 떴다.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자 배상 문제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둘러싼 양측의 간극이 여전해 이번 만남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강 장관은 지난 20일 베이징으로 출국하기 전 김포공항서 기자들을 만나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회담 전부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일 NHK에 따르면 고노 외상은 전날 밤 기자들을 만나 대법원 판결 관련 한국이 확실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의견교환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NHK는 "한국 측에 '국제법 위반상황'을 시정할 수 있도록 요구할 생각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책임을 한국에 떠넘긴듯 한 모양새다. 고노 외상은 이번 회담을 통한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한국 측이 대응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과정에서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 회의 의장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것은 3국 협력의 정치적 기초"라며 한일 양국의 양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노 외무상은 "양국(한일) 관계는 곤란에 직면할 수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3국이 협력해야 한다"며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강 장관은 "일방적인 무역 보복조치를 철회하고 역내에 확산되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 날을 세웠다.
 
청와대가 이르면 22일 지소미아 연장 관련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장 결정시한(24일)까지 한일 양국 중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1년 연장된다. 청와대는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소미아를 연장하되 당분간 정보 교환을 중지해 협정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가운데)이 2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구베이타운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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