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정제마진 하락에도 '여유'
IMO 2020 효과로 고유황 벙커씨유 마진 급락
휘발유·경유 마진 '견조'해 타격 흡수할 듯
연말 다가오며 경질유 수요 늘어 수익선 개선 기대
입력 : 2019-08-21 17:22:52 수정 : 2019-08-21 17:25:22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지난달 급등했던 정제마진이 다시 하락하며 3분기 정유업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업계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다. 내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를 앞두고 황 함유량이 높은 벙커씨유의 수요가 감소하며 정제마진을 끌어내렸지만, 정작 휘발유와 경유 등 경질유의 마진은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4.9달러로 지난달 둘째주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제마진은 지난달 둘째주 배럴당 7.5달러를 찍으며 연중 최고점까지 급등했으나 다시 내리막길로 돌아선 것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을 말한다. 
 
정제마진은 다시 손익분기점(4~5달러)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정유사들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반기보다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제마진을 끌어내린 벙커씨유의 생산 비중은 고도화 설비를 통해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데다, 휘발유와 경유 등의 정제마진은 오히려 상승세다. 실제 벙커씨유의 정제마진은 지난달 평균 배럴당 3달러에서 이달 둘째주 전주보다 5.5달러 하락한 -8.3달러로 급락한 반면, 휘발유와 경유는 전주 대비 배럴당 1달러 상승했다.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에쓰오일
 
선박 원료로 쓰이는 벙커씨유의 정제마진이 빠르게 급락하는 이유는 내년 IMO 규제 시행를 앞두고 수요가 감소함과 동시에 중국발 공급이 쏟아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달 중유(벙커씨유) 정제마진의 이상 급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중국 소형 정유업체들의 정유설비 가동률은 7월 2주 59.4%에서 8월 2주 63.3%로 높아졌다. 
 
벙커씨유 등 고유황연료와 경유 등 저유황연료의 마진이 벌어지면서 업계는 점차 IMO 2020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고유황 연료유 대비 저유황 연료유의 차이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스프레드는 7월 평균 3.6달러에서 지난 19일 기준 12.3달러로 확대됐으며, 미국은 같은 기간 5.5달러에서 9.3달러로 커졌다. 
 
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IMO 규제 시행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저유황유 재고를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8월 들어서는 핸디사이즈 탱커선까지 유럽에서 아시아로 저유황유를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황함유 규제 시행 직전인 오는 4분기부터는 저유황연료의 마진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절기 난방 수요까지 고려하면 연말로 갈수록 경유 중심의 마진 강세는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는 중유 수요에 비해 공급이 타이트해서 마진이 많이 올라 호황수준이었다"며 "지금은 중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치상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있지만, 이익 비중이 작기 때문에 전체 수익성이 악화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중유 비중을 줄인 상황에서 경질유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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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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