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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 찾는 노원구, 거래절벽 속 거래량 1위
학군·가격대 모두 양호…송파·강남과 어깨 나란히
2019-08-26 15:20:51 2019-08-26 15:23:2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진 가운데 노원구는 거래량이 꾸준히 세 손가락 안에 들고 있다. 가구수가 많은 점을 감안해도, 부동산 규제로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학원가 등으로 교육 여건이 양호한데 비해 집값은 저렴해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강남3구에 속하는 송파구와 강남구가 노원구의 뒤를 이으며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 도입 예고로 거래가 다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이달 26일까지 노원구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량은 4199건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노원구는 올해 4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시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4월에도 거래량 1위인 송파구와 단 1건 차이에 불과했고 지난 5월에는 송파구와 공동으로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달 26일 기준으로 신고된 지난달 노원구 아파트 거래는 500건이고, 이달 거래량은 47건으로 성북구(54건) 다음 가장 많다.
 
이처럼 노원구 거래량이 다른 자치구보다 많은 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과 양호한 교육 여건이 꼽힌다. 학원가 등이 위치해 교육 환경이 보장되면서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서울 평균을 밑돌아 실수요자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부동산 시장 월간 동향 보고’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노원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4000만원으로 서울 평균 가격 8억원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보다 평균 매매가격이 낮은 지역은 두 곳에 그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 강화로 9억원 넘는 아파트는 대출이 어려워지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이라며 “집값이 비교적 낮은 노원구는 실수요가 몰리는 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원구는 가구수도 많아 거래량이 다른 자치구보다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강남으로 이어지는 7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점도 노원구로 수요자가 몰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저렴한 집값과 학군 수요, 강남 접근성이 맞물려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원구의 뒤를 잇는 거래량 최다 자치구는 송파구와 강남구로 확인됐다. 송파구가 3105건, 강남구는 2436건이다.
 
강남구는 거래량이 회복 흐름을 타기 시작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세 손가락 안에 꾸준히 들었고 송파구는 그 전부터도 비교적 많은 거래 건수를 기록했다. 상반기 ‘집값 바닥론’이 확산해 부동산 거래 심리가 일시적으로 회복한 데 더해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 조금씩 발생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강남권의 거래량은 다시 감소할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매수자와 매도자간 줄다리기도 팽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매수자는 저렴하게 나올 새 아파트 분양을 기다릴 가능성이 커졌다. 청약 가점이 낮은 이들은 신축 아파트로 몰릴 여지가 많아졌지만 신축 보유자는 매물을 거둬들이며 거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노원구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드러지는 개발호재가 없고 이 일대 정비사업도 막힐 우려가 있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재편 과정에서 수요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팀장은 “시장 상황이 지금처럼 이어지면 향후 노원구 아파트 거래는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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