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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생산량 추락에 허리띠 졸라매는 '스몰 3'
르노삼성, 임단협 앞두고 '구조조정' 검토…쌍용 임원 최대 20% 감축에 지엠도 생산량 조절
2019-08-27 17:02:57 2019-08-27 17:02:5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자동차 업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정이 비슷한 한국지엠은 이 같은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이른바 '스몰3'로 불리는 업체들이 일제히 생산량 감축을 검토하면서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임금과 단체협약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이 회사는 부산공장 생산물량 감소로 시간당 차량 생산 대수를 현행 60대에서 45대로 약 25%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희망퇴직과 순환휴직 등의 방식을 통해 생산 인원을 감축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2012년 경영 위기 때 800여명을 감축한 후 7년 만의 구조조정이다.
 
현재 생산직 직원이 1800명인 르노삼성은 회사의 방침대로 생산량이 줄면 약 20%에 해당하는 400여명을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인원 감축 계획만 있을 뿐 규모나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며 "구체적인 방향은 노조와의 협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르노삼성은 지속적인 생산량 감소로 이른바 '생산 절벽'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생산량은 9만88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1% 떨어졌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일본 닛산의 '로그'를 위탁생산 중으로 이 물량이 줄어들며 결정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공장은 연간 약 10만대 수준으로 로그를 생산했다. 이는 전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닛산은 위탁물량을 연간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였다. 이마저도 올해를 끝으로 생산계약이 만료된다.
 
이처럼 르노삼성은 생산량 감소에 따라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설명이지만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내부 소식지 등을 통해 올해 임금 협상을 사측이 유리한쪽으로 이끌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인원 감축에 나선 것은 르노삼성만이 아니다. 쌍용차도 임원 감축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르노삼성자동차 직원. 사진/뉴시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달 말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경영정상화 일환으로 임원 10~20% 감축을 포함한 비용 삭감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분적인 조직개편, 안식년제 등을 통해 인건비를 줄일 계획이다.
 
쌍용차 또한 최근 판매량 감소로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2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6억원 늘었다.
 
지난 7월에는 노사 합의로 나흘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적정 재고량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으로, 쌍용차는 올해 매달 1만2000여대를 팔았는데 6월 1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 판매 대수는 1만786대로 전년 7월보다 16.5% 줄었다.
 
한국지엠 또한 생산 물량 감소로 창원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창원공장은 스파크와 다마스 등을 생산 중인데 판매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6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회사가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 수입차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며 창원공장 생산량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부평 2공장 또한 가동률이 낮아 2교대에서 1교대로 생산 체제를 전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경우 현재 임단협 중인데 노조에서는 이번 생산량 감축을 협상을 위한 '기싸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 회사들의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어 협상 카드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조치가 노조가 한발 물러서는 계기는 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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