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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진양산업, 스프레드 마진 증가로 어닝서프라이즈
배당에 우호적인 경영진…실적 따라 배당금 증액 기대
2019-08-30 06:00:00 2019-08-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진양산업을 ‘원료 상태의 플라스틱 재료를 가공 처리하여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가공품으로 제조한 폴리우레탄폼을 생산, 판매하는 플라스틱발포성형 업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뭔가 어려워 보이는데, 쉽게 ‘스펀지’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운동화의 쿠션, 침구류, 자동차 내장제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스펀지를 만드는 회사다.  
 
진양홀딩스, 진양화학, 진양폴리우레탄, KPX홀딩스, KPX케미칼 등과 한 집안으로 대주주는 43% 지분을 가진 진양홀딩스, 연결대상 종속회사로는 베트남현지법인 비나폼(VINA FOAM)과 진례산업 2곳이 있다.
 
폴리우레탄폼 시장은 8개 중소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마진도 박해서 신규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다. 진양산업의 시장점유율은 대략 17%쯤으로 추정된다.
 
진양산업이 만드는 제품은 사용처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회사의 이익이 증가하려면 판매가격이 오르거나 원재료가격이 하락해야 한다. 지금은 후자 쪽이다. 
 
폴리우레탄폼의 내수가격 추이를 보면 2017년 평균 133원, 2018년엔 138원으로 올랐다가 올해 2분기엔 133원으로 하락했다. 판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좋은 일이 아닌데 원재료 가격이 긍정적이다. 
 
폴리우레탄폼을 만드는 원재료는 PPG(Poly Propylene Glycol)다. 진양산업은 이 PPG를 계열사인 KPX케미칼에서 사오고, KPX케미칼은 PPG를 만드는 원재료인 PO(Propylene Oxide)를 SKC 등에서 매입한다. 그런데 이 PO를 S-Oil에서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공급이 증가했으니 PO 가격은 하락하는 것이 순리다. KPX케미칼은 S-Oil에서도 PO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KPX케미칼 등에서 공급받는 PPG의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 진양산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PPG가격은 2017년 3373원에서 2018년 3334원으로 소폭 하락했고, 올해 2분기엔 2690원으로 급락했다. 
 
올해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하락해 관련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들어봤을 텐데, 이게 유화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에게는 어려움이지만 그 제품을 사다가 물건을 만드는 기업들에겐 이익을 늘리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스프레드 마진’이다. 은행이 금리 내릴 때 예금금리는 먼저 내리고 대출금리는 늦게 내려서 차익을 최대한 얻으려고 하는 것, 국제유가 상승기에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사오기 전에 먼저 판매가격부터 올리는 것, 모두 스프레드 마진을 취하기 위함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진양산업 실적에 보탬이 되는 국면이다. 진양산업은 원래 적극적인 배당을 하는 기업으로 분류되는데 실적까지 늘고 있으니 올해 배당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이미 지난 7월26일 주당 50원을 중간배당한다고 공시했다. 2018년 중간배당금은 25원이었다. 실적에 따라 배당을 줄이고 늘리는 기업이라 반기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8월14일에 크게 증가한 반기 실적을 내놓았다. 영업이익이 40억원, 당기순이익은 31억원이었는데 작년 한해 영업이익이 30억원, 순이익이 24억원이었으니까 6개월만에 1년치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반기로만 비교하면 영업이익 증가율은 547%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은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매출원가 감소가 이익을 키웠다. 직원 수는 작년 말보다 2명 더 늘었으니까 원재료값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난해 배당은 중간배당 25원, 기말배당 75원을 더해 100원이었다. 올해는 중간배당이 50원이다. 하반기 실적에 따라 기말 배당은 최소 100원, 최대 150원이 가능할 것이다. 참고로 실적이 좋았던 2015년 연간 배당금이 200원이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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