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금융소외 없도록…은행들, 디지털 접근성 높인다
60대 이상 모바일뱅킹 이용률 13%…직원상담 문자통역·큰글씨 서비스 선봬
2019-09-01 12:00:00 2019-09-01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권이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섰다. 은행들이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면서 고령층 등 소외계층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들을 위한 직원 상담내용 문자 통역이나 큰 글씨 서비스 등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22일부터 청력감퇴 고령 고객을 위한 서비스인 ‘소보로’를 3개월간 시범운영 중이다. 용인 기흥구 실버타운에 위치한 ‘삼성노블카운티 PB센터’를 테스트 점포로 선정하고 문자통역 태블릿 PC를 설치했다.
 
소보로는 은행 직원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시켜주는 서비스다. 고객은 설치된 태블릿 PC를 통해 직원의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청력이 약한 고객들이 창구를 이용할 때 불편함을 줄어들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시범서비스가 끝나면 손님들의 반응 및 개선사항 등을 반영해 고령층 손님이 많은 주요 거점 점포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바이오인증으로 통장·인감·비밀번호 없이 빈손으로 출금이 가능한 ‘손으로 인증’ 서비스를 전국 284개 영업점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비밀번호 분실 우려가 높은 고령층 고객을 위해 손바닥 정맥을 본인인증 수단으로 추가했다. 보안성도 금융결제원과 정맥 정보를 분산 저장해 도용 우려를 낮췄다. 
 
디지털을 통한 지점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라면, 비대면 서비스는 이미 주요 시중은행들이 개편을 마친 상태다. 
 
타행 대비 고령 고객층이 많은 농협은행은 ‘큰 글씨 송금’으로 시니어 고객의 이용 편의를 도모했다. 올원뱅크' 앱(App)에서 '큰 글' 버튼을 누르면 기존 대비 1.5배 크기의 글씨를 보고 간편송금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통합 플랫폼 ‘쏠(SOL)’, KEB하나은행 ‘1Q뱅크’,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 기업은행의 ‘큰글씨뱅킹’ 등도 유사한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아예 음성명령만으로도 금융거래가 가능하게 도와,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은 ‘SoRi(소리)’ 앱에서 ‘소리’ 아이콘을 클릭하면 음성 명령으로 계좌 조회, 송금, 환전, 공과금 납부 등을 할 수 있다.
 
은행권의 노력에도 빠른 디지털 금융 전환에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는 상대적으로 크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비율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고령층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13.1%에 불과했다. 20~40대가 모바일뱅킹을 평균 80% 이상 이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현금 없는 사회’ 등 지급결제 수단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시니어층이 디지털 금융에 익숙해지기 위한 다각적인 서비스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령층 편의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내고 있지만 시니어 고객들이 기본적으로 지점을 통한 대면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며 “비대면 확장에도 지점 서비스 개편을 고심하는 것도 이런 고객층 특성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시니어 세대의 금융소외 해결을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금천구청 전산교육실에서 열린 ‘어르신 스마트 과거시험’에 참여한 어르신 응시생.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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