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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간담회에도 여론 '시큰둥'…당내서도 '조국 구하기' 설왕설래
2019-09-03 17:06:29 2019-09-03 17:14:0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기된 의혹을 해명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호전될 줄 알았던 여론은 시큰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피해 간담회라는 판을 깔아줬지만, 내부에선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든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 회의에서 전날 '조국 간담회'를 통해 조 후보자의 의혹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조 후보자는 의혹을 소명하면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따른 판단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은 조 후보자에 호의적이지 않다. 간담회 이튿날까지 포털사이트엔 '조국 딸 논문', '조국 기자간담회', '조국 임명', '조국 부인' 등이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내렸다.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보여준 '모르쇠' 태도에 실망했고, 언론의 검증이 날카롭지 않았다는 평가가 다수다. 앞서 조 후보자 진상규명 집회를 열었던 서울대와 고려대에선 추가 집회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조 후보자가 딸의 의학논문 제1 저자 등재 의혹에 "당시엔 제1 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했던 것 같다"고 밝힌 데 대해선 의학·이공계의 반발이 거세졌다. 이공계 박사 출신인 한 대기업 연구원은 "논문의 저자 등재는 과거에도 연구윤리 지침에 명시된 기준에 맞춰 정했지 책임교수가 임의로 할 수 없다"면서 "논문 내용에 대한 학술적·기술적 내용을 이해하지 않은 부당한 저자 표시는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너무 나갔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에 따르면 조국 간담회 전 열린 의총에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건 적절치 않으니 재고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의원은 공개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 
 
특히 인사청문회 대신 기자간담회를 연 건 부적절한 전례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현 정권과 여당에 정치적 부담일 뿐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 민주당이 야당이 됐을 땐 상대 당의 간담회 강행에 대응할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조국 간담회는 '인사청문회 안 하고 간담회로 퉁치겠다'는 나쁜 전례를 남겼다"면서 "민주당이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조국 후보자 재검토'가 공론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간담회 방식이 전례가 되어선 안 되지만 이런 상황까지 온 건 한국당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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