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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쁜 녀석들: 더 무비’ 장기용 “마동석 선배 파워 어마어마했죠”
“액션 마니아, 원작 드라마도 좋아했는데 출연 제안에 너무 감사했죠”
“속편 제작되면, 이 세상에서 사려져야 할 ‘악’ 응징하는 통쾌함 전달”
2019-09-12 00:00:00 2019-09-12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워낙 마니아층이 두터운 드라마였다. 그래서 배우 장기용도 걱정이 앞서긴 했다. 하지만 장르적으로 본인 역시 가장 좋아하던 작품이었다. 본인에게 온 캐스팅 제안이 놀라웠다. 방송 당시 시간을 내서 본방 사수를 했던 드라마를 다시 찾아서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정주행을 했다. 물론 본인이 맡은 배역은 드라마에선 존재하지 않던 인물이다. 하지만 드라마 속 세계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란 나름의 상상력에서 캐릭터 개연성을 부여하고 출발했다. 드라마에 등장한 인물들도 대거 함께 했다. 실감이 나기 시작했단다. 배우로서도 거대하고 또 존경하는 선배들과의 작품이다. 기회를 잡아야겠단 생각과 의지보단 그들과의 작업에서 민폐로 전락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고유서을 연기한 배우 장기용이다. 데뷔 첫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원작 자체가 워낙 인기를 끈 드라마였다. 장기용은 꿈을 꾸던 상상이 현실이 됐다며 좋아했다.
 
배우 장기용. 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개봉을 며칠 앞두고 서울 삼청동에서 장기용과 만났다. 모델로 데뷔 이후 배우로 전향했다. 드라마에서 이제 막 주연급으로 주목을 받으며 얼굴을 알리게 된 그에게 장르 영화의 주인공은 엄청난 모험이었다. 영화 연출을 맡은 감독이나 제작 관계자는 물론이거니와 장기용 본인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인터뷰를 하는 순간에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웃는다.
 
감격스럽고 실감도 안나요(웃음). 시사회 당일에도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정말 찍었나?’ 싶을 정도였으니. 앞으로 개봉하고 나서 극장에서 몇 번을 더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실감이라도 나게. 하하하. 진짜 너무 부담이 컸어요. 제가 배우란 꿈을 품고 그 꿈을 갖게 하게 해준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를 하니 이게 뭔 일이지싶었죠. 드라마에서 액션을 좀 해봤기에 이번에는 좀 더 뻔뻔하게 나가보자는 심정으로 임했어요.”
 
그가 맡은 고유성이란 인물 역시 나쁜 녀석들이다. 원작 드라마에선 범죄자들이 나쁜 녀석들로 등장했다. 고유성 역시 범죄자다. 하지만 결이 다르다. 극중 고유성은 전직 경찰이다. 무대포식으로 범죄자를 잡는 인물이다. 경찰대 수석졸업생 출신의 형사이지만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느낌이다. 원작에선 존재하지 않은 인물이었기에 장기용 입장에선 인물을 만들어가고 주목해야 할 지점이 많았다.
 
배우 장기용. 사진/CJ엔터테인먼트
 
인물로선 정말 마음에 들었죠. 첫 등장 장면을 시나리오에서 보는 데 이건 내가 잘 할 수 있겠다싶을 정도였어요. 자신감이라기 보단 맘에 쏙 드는 인물이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나 봐요. 사실 액션도 워낙 좋아하고. ‘존 윅시리즈 완전 팬이에요. 피가 많이 나오는 액션을 좋아하거든요. 하하하. 감독님이 고유성은 독기가 있고 등장할 때마다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대요. ‘나의 아저씨속 제 모습을 보고 절 캐스팅해주신 걸로 알아요.”
 
액션 마니아로 자신을 소개한 장기용이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를 가장 두렵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마동석과의 액션 대결이었다. 극중 마동석과 첫 만남에서 강력한 대결을 한 번 선보인다. 이 장면에서 장기용은 충무로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마동석의 파워를 온 몸으로 직접 체험했다. 2개월 동안 액션 스쿨에서 준비를 했지만 마동석에게만은 전혀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배웠다고 웃었다.
 
하하하. 진짜 동석 선배와 함께 액션을 경험해 보신 선배들의 무용담이 과장된 게 아니란 걸 온 몸으로 느꼈죠. 영화에서 절 동석 선배가 한 손으로 들어 올리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에 약간의 트릭이 있는데, 제가 몸으로 느껴본 선배의 파워는 실제로 들리겠는데였어요(웃음). 촬영하면서도 선배에게 맞는 다른 배우분들을 보면서 진짜 죽은 거 아냐싶을 정도였죠. 물론 동석 선배가 워낙 액션에 대한 노하우와 상대 배려 많아서 다들 안전하게 촬영을 했어요.”
 
배우 장기용. 사진/CJ엔터테인먼트
 
극중 고유성의 액션 스타일에 대해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잘 맞는 스타일이라고 웃었다. 과격하고 마초적인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실제 영화에선 악역 배우들에게 매번 흠씬 두들겨 맞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피하지 않고 직진만 하는 인물이다. 흡사 이종격투기 ‘UFC’의 좀비 파이터 정찬성의 경기 스타일을 보는 듯했다.
 
딱 맞아요(웃음). 동석 선배가 한 방에 상대를 쓰러트리는 캐릭터라면 제가 연기한 고유성은 계속 얻어 맞아도 직진만 하는 좀비 같은 인물이죠. 근성의 파이터라고 할까. 하하하. 2개월 동안 액션 스쿨에 나갈 때도 상대와 을 맞추는 것에 포인트를 두고 배웠어요. 무술감독님이 해주시는 걸 현장에서 휴대폰으로 찍어서 집에서도 연습하고 디테일을 감독님과 잡아 나갔죠.”
 
나쁜 녀석들이란 정체성과 각각의 인물이 담은 액션 스타일 탓에 때리고 맞는 액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동석이 연기한 박웅철과 장기용이 연기한 고유성이 딱 한 번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코미디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 장면은 브로맨스란 타이틀로 개봉 전 소개되기도 했을 정도다. 이 장면에 얽힌 뒷얘기에 장기용도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배우 장기용.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가 누워있고 선배가 저한테 인공호흡을 해주는 장면인데. 촬영 때 얼마나 웃었는지(웃음). 전 눈을 감고 누워 있고 선배가 제 위로 오시는 데 검은 그림자가 쓱 하고 오고. 그럴 때마다 저도 웃음이 터지고 선배도 터지고. 감독님과 스태프들도 웃고. 하하하. 그 장면 찍을 때 다들 굉장히 지쳐 있던 시간대였거든요. 그 장면이 지쳐있던 그 순간의 힐링이었죠 뭐(웃음)”
 
데뷔 이후 첫 주연작이다. 첫 주연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액션 장르를 만났다. 평소 존경하고 좋아했던 김상중 마동석 김아중과 함께 작업했다. 이들 선배들의 배려로 현장에 빠르게 적응을 해나갔다. 세 사람의 선배들에게 장기용은 특히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배우란 직업의 선배로서, 때로는 형 누나로서 그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큰 역할 해줬다고,
 
세 분다 정말 고맙다는 말로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에요. 상중 선배와는 사적인 얘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동석 선배는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끌어 내주시는 데 집중해 주셨죠. 아중 선배에겐 배우가 현장에서 가져야 하는 여유를 배웠어요. 세 분다 저에게 시시때때로 격려와 조언을 아껴주시지 않았죠. 각자 작품에 집중하셔야 하는 데 절 챙겨주시면서 작품까지 끌고 가시는 모습이 정말 이래서 대선배들이구나싶었어요.”
 
배우 장기용. 사진/CJ엔터테인먼트
 
나쁜 녀석들은 드라마나 영화나 모두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진짜 나쁜놈들을 처단하는 얘기다. 제도권에서 다룰 수 없는 방식으로 통쾌함을 선사한다. 보는 사람도 연기하는 사람도 통쾌하기는 마찬가지다. 장기용은 고유성으로서, 또는 배우 장기용으로서 나쁜 녀석들이 꼭 잡아줬으면, 꼭 응징해 줬으면 하는 을 꼽아달란 질문에 고민을 거듭하다 대답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성폭행범은 이 세상에 사라져야 할 이라고 생각해요. 굳이 설명을 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리고 연쇄 살인마, 이것 역시 사라져야 할 이죠. ‘나쁜 녀석들이 정말 잘 되면 다음 속편에선 저런 악을 처단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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