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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ABC)불법 마약판매에 쓰이는 다크코인?
개인정보보호 강조한 '프라이버시 코인'…글로벌 시총 순위서도 선전 중
2019-10-07 14:39:17 2019-10-07 15:23:31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불법 마약 판매 사이트들은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을 통해 운영되곤 합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런 불법 판매 사이트들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은 대마나 필로폰과 같은 마약 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다크웹 운영자와 마약 판매상 등 9명을 구속기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크웹을 통한 사이버 범죄에 주로 사용되는 것이 일명 '다크코인'이라고 불리는 암호화폐입니다.
 
다크코인은 거래의 익명성을 보장하고, 프라이버시를 강화한 암호화폐입니다. 기존 암호화폐들이 거래내역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공개하는 것과 달리, 암호화 기술을 통해 거래내역에 관한 정보 자체를 드러내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마약거래나 자금세탁, 테러자금 등 범죄행위에 사용될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고요. 지난달 업비트는 암호화폐 6종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 폐지를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모네로(XMR)와 대시(DASH), 지캐시(ZEC), 헤이븐(XHV), 비트튜브(TUBE), 피벡스(PIVX)였는데, 모두 다크코인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들입니다.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다크코인 상장 폐지를 검토 중이다. 사진/뉴시스
 
업비트 외에도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다크코인의 거래 중지나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발표한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을 보면, 거래소와 같은 가상자산 취급업소(VASP)들은 '여행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에 필요한 수신자와 발신자 정보를 수집·보유하고, 정부당국이 요청할 경우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익명성이 특징인 다크코인은 이같은 정보 수집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 기반한 암호화폐는 애초에 익명성이나 개인정보보호 가치를 중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해킹이 어려운 보안성을 갖추고 있기도 하고요. 일각에서는 다크코인을 통한 불법거래도 이들 암호화폐를 금지하기보다 다른 기술적 보완을 통해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다크코인 금지가 그다지 실효성 있는 조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죠. 암호화폐 업계는 다크코인을 기술 중립적 의미에서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부릅니다. 현재까지 프라이버시 코인 시장이 결코 작지도 않습니다. 7일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3대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꼽히는 XMR와 DASH, ZEC는 각각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가 13위, 18위, 29위를 차지합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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