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5개월 만에 뇌경색 20대, 업무연관성 등 산재 인정
법원 "업무 스트레스 개연성…과거 뇌경색 일으킬 병력 없어"
입력 : 2019-10-20 09:00:00 수정 : 2019-10-20 09: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20대 청년이 입사 5개월 만에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을 두고 '과중한 업무로 인한 산업재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김병훈 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입사 5개월 만에 뇌경색 진단을 받은 사례는 산재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A씨는 지난 2017년 6월 전기설계회사 B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같은 해 7월부터 파주시 소재 현장 사무실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직장 동료들은 그 해 10월31일 A씨가 아무런 연락 없이 출근을 하지 않자 그가 거주하는 파주시 회사 숙소로 찾아갔다가 사지가 경직된 상태에서 입에 거품을 물고 신음하고 있는 A씨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이후 그는 '후대뇌동맥의 막힘으로 인한 뇌경색'이라는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을 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다른 직원들의 업무가 원고에게 몰려 업무가 과중해졌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없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발병 전 1주일 평균 업무시간인 55시간46분이 발병 전 2주에서 12주까지의 평균 업무시간 43시간10분과 비교해 30% 이상 늘지 않아 단기 과로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발병 전 12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44시간13분으로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기숙사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주장도 A씨의 필요에 의한 선택이었다"며 질병과 업무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요양불승인결정'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했지만 이 역시 기각됐다. A씨는 "파주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에 시달렸고 익숙하지 않은 설계도면 작성 업무를 하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발병 8일 전인 10월23일에는 2차 납품일이 확정돼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발병 4일 전인 27일에는 파견 직원들이 본사로 복귀해 업무가 가중됐다"면서 소송을 했다.
 
재판부는 "A씨의 업무로 인해 질병이 발병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정한 최소 업무시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발병 전 1주간 평균 3시간 이상씩 연장근무를 했고 입사한 지 5개월 정도인 상황에서 선배들의 업무지원과 본사 복귀 직원들의 업무까지 맡았던 점은 업무 스트레스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 병력과 의무기록상 뇌경색을 일으킬 만한 병력은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A씨의 뇌경색 발생과 업무환경이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의학 소견도 있다"고 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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