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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무설계)한우물만 파기보다 멀티로 준비해야 뭐라도 되는 재무설계
2019-10-23 06:00:00 2019-10-23 06:00:00
인천에 있는 중견기업에 나가 재무설계와 재테크 교육을 진행한 일이 있다. 그때 교육을 받고 상담을 요청한 K 고객의 사례다.
 
당시 교육은 인생의 목표를 재무적인 관점에서 풀어 보는 내용이었다.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돈이 얼마나 되고 얼마나 필요한지, 어떻게 준비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정표를 제공하는 시간이었다. 이 교육이 동기부여가 된 모양이다.   
 
K대리는 33세로 결혼 2년차 직장인이다. K대리는 생애설계에 있어 꼭 준비해야 하는 목적자금들의 우선순위와, 목적자금 마련을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싶어 했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에 앞서 K대리와 배우자를 한자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목적자금들의 규모를 산정했다. K대리 부부의 재무목표 우선순위는 주택마련, 은퇴자금, 교육자금으로 순이었다. 이들 부부는 돈이 오랫동안 묶이지 않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길 원했다. 
 
K대리 부부의 수입과 지출 규모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맞벌이 가계로 월 평균수입은 총 450만원이고, 지출은 나름대로 아끼는 편이었다. 가계부도 쓰고 있었다. 또 무조건 한 사람의 수입은 저축을 하자라는 아주 간단하고 단순하면서 효과적일 수 있는 저축을 하면서 가계를 꾸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K대리의 아내 수입 210만원이 온전히 저축으로 투입되고 있었다. 매년 2000만원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저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년 정도 모아 보니 돈이 모이기는 하는데 이건 무언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는 거였다. 상담을 통해서 방향을 잡고 싶은 마음이 커 보였다. 
 
상담을 통해서 추천한 기본적인 전략은 병렬식 저축법이다. 현재의 정기적금에 차곡차곡 쌓아 목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 저축 방식에서, 재무목표에 저축을 배분하고 정기적으로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현재 거주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0만원 반전세로 거주하면서, 5년 후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었기에 청약과 단기저축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됐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큰 문제였다. 저축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기 위해서 수입의 10% 수준에서 보장성 보험을 준비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정기적금 적립액은 월 50만원으로 조정했다. 아파트 분양 대비용 자금은 청약저축을 포함해서 110만원으로 조정했다. 그리고 비상금계정을 만들어서 수입의 10%를 매월 적립하기로 했다. 비상금 용도의 CMA 통장을 만들어 경조사비 등에 이용하도록 했다. 
 
은퇴자금 마련은 매월 40만원(기본 20만원, 정기 추가납입 20만원)을 불입해 준비하도록 했다. 은퇴자금은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 대신 중도인출 기능이 있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변액연금으로 준비했다. 변액연금의 특성을 살려서 주택구입 시점에서 추가납입을 통해 주택자금에 쓸 수 있게 했다. 3순위 목표인 교육자금은 첫아이가 태어나는 시점부터 준비하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당장 급한 것은 아니었다. 
 
K대리 부부의 저축 패턴은 워낙에 단순해서 크게 손이 많이 가는 케이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과 미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1순위 목표에 집중된 가속도형 타입이었다. 이런 유형은 1순위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그 다음의 재무목표를 준비할 때 큰 부담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적은 비중이라도 다른 계정들을 만들어 병렬로 준비하면서 정기적으로 비중을 조절해가는 방식이 필요했다.
 
병렬식으로 여러 계정에 이름을 붙이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매월 쌓이는 저축액이 줄어들까봐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시작하고 보니 그렇지 않다며 상담 받길 잘했다고 말했다. 비상금 계좌를 만든 것이 좋았다고 말하던 K대리의 표정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상담이었다. 
 
김금현 ITX마케팅 직할부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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