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듬)한일 총리회담..."양국 간극, 아직은 크다"
입력 : 2019-10-25 17:23:57 수정 : 2019-10-25 17:23:57
이낙연·아베, 도쿄 총리관저서 21분 회담
“한일관계 어려운 상태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이낙연, 문 대통령 친서 아베에 전달
“한국의 대법원 판결, 명확한 국제법 위반”
“강제징용 피해배상, 청구권협정 체결로 해결” 주장
회담 시간 연장 놓고도 “특별히 길어졌다는 것 없어”
한국, 특사파견 등 했으나 일본 반응 없어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앵커]
 
(리포트)이어서 양국 총리간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분위기는 어땠는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외교부 출입하는 정치부 최한영 기자 나왔습니다.
 
이낙연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24일) 만났는데요, 긍정적인 요소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원칙적인 대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것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지만 한계도 보인 만남이었다고 요약할 수 있을듯 합니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어제 오전 11시에 도쿄 총리관저에서 21분 가량 만났습니다. 당초 예상된 시간이 10분 남짓이었는데, 외교에서는 만나는 시간까지도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신호는 아닙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에 따르면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이날 만남에서 “한일 양국이 중요한 이웃국가로서 한일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북한 문제 등을 놓고도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특히 이 총리는 한일관계 경색을 조속히 타결하기 위해 양국 외교당국 간 대화를 포함해서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촉진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총리는 방일일정 종료 후에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전히 상황이 어렵게 얽혀있지만 이틀 전에 비하면 희망이 조금 더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리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상황을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같은 변화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총리는 레이와 시대의 개막을 축하하고 양국관계의 발전을 희망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총리에게 전달했고, 아베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앵커]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면 아쉬운 대목도 있다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대목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회담 3시간 만에 일본 총리관저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었는데요, 오카다 나오키 관방 부장관이 기존 발표문에 없었던 아베 총리의 징용문제 관련 발언을 추가로 소개했습니다. 오카다 부장관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국가와 국가의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일한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는데요, 이 부분은 조세영 차관의 브리핑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서 오카다 부장관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의 대법원판결은 명확한 국제법 위반이며, 일한 관계의 법적인 기반을 근본으로부터 무너뜨리는 것이다’ ‘한국은 국교정상화의 기반이 되는 국제조약을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체결로 피해자 배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면서, 3시간 전 양국 브리핑에 비해 한층 강경한 발언을 한 것입니다.
 
오카다 부장관은 아베 총리가 마지막에 "양국 관계의 본격적인 개선을 위해선 국제법 위반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가간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기를 강력하게 바란다"는 말을 하고 회담이 종료됐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가 모두 발언에서 한 차례, 회담 막바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뒤에 다시 한 차례 징용문제를 언급했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태도는 한일 양국의 이견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회담시간이 당초 예정됐던 10분보다 두 배로 늘어난 데 대해서도 총리 관저에서는 "이따금 시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른 회담과 비교해 특별히 길어졌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의미를 축소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일본의 아베신조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앵커]
 
일본 측에서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을 강조한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 측 반응도 궁금합니다.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가 회담을 하던 시간에 내신브리핑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를 통해 우리 정부의 분위기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강 장관은 "외교당국 간에 수시로 밀도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는 공감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26일 유엔총회 참석 중 모테기 도시미쓰 일 외무상을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전임(고노 다로 전 외무상)도 그랬고 새로 취임하신 외상도 대화에 대한 입장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각론상 차이들이 있어보입니다. 강 장관이 "한일 간 간극이 좁아진 면도 있지만 아직은 크다"고 밝힌 것도 구체적인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강 장관은 '일본과 강제징용 해법 관련 논의가 진전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가 '1+1'(한일 기업 간 자발적 기금 조성) 방안을 제안했지만 일본의 즉각적인 거부로 인해 협의가 어려워진 면이 있었다"고 전제했습니다. 또한 "외교당국 간 각 레벨에서 협의를 통해 이것('1+1' 안)을 포함한,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감안해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간극이 큰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 장관도 "기본적으로 이것(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배상 대법원 판결)은 민사소송이다. 우리 측 원고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기업 대해서 제기한 소송의 결과"라며 "(판결 내용이) 이행되는 것이 원고, 즉 피해자들의 권리가 충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본전제 하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배상문제가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체결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법원의 일본 기업 대상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며, 한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도 지속 촉구하고 있습니다. 양국 모두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앵커]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자 배상 판결로 촉발된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이 안되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그간의 과정을 한번 살펴봐야 할거 같습니다.
 
[기자]
 
우리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자 일본은 올해 1월 들어 한국에 외교적 협의 요청을 해왔습니다. 이후에도 별다른 진행이 없자 5월20일 한국에 직접지명 통한 중재위 설치요구, 한 달 후에는 제3국 통한 중재위 설치 요구를 해왔습니다.
 
이후 일본은 7월1일 반도체 소재 등 3가지 품목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내렸으며 8월2일에는 수출심사 우대국(백색국가) 제외 등으로 맞대응 했습니다. 이후 9월11일 개각을 통해서도 우경화된 색채를 숨기지 않는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6월에 있었던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고, 7월 중에도 고위급 특사를 두 차례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타 우리 정부는 일본에 '1+1' 안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일본 측의 반응은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맞대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차 일본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일본 경제지도자들과 오찬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앵커]
 
우리 정부의 연장 종료 결정으로 한일 지소미아 효력이 11월23일 상실되는데요, 일각에서는 지소미아 필요성을 계속 제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한일 지소미아는 국가 간에 서로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을 말합니다. 양국의 협정은 총 21개 조항으로 돼 있는데요.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2급 이하의 군사 기밀을 어떻게 교환하고 보안 유지할 것인지, 또 정보 열람권자의 범위와 파기 방법, 분실과 훼손에 대한 대책 등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것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원인이 됐습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8월22일 발표한 것을 보면 “일본 정부가 지난 8월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 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종료를 결정했는데요
 
다만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과 군 내에서 지금이라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중입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국방부 입장에서 보면 지소미아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그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소미아 문제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문제"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되어야 그런 신뢰가 회복되고, 우호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면 이 문제를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자체에 대한 논의는 지금으로서는 심도있는 협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선을 그은 것입니다. 
 
[앵커]
 
연내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은 있을까요?
 
[기자]
 
현재 상황에서는 뭐라고 속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날 수 있는 기회로는 11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이펙) 정상회의가 꼽힙니다. 12월에는 아마도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데요
 
다만 아베 총리의 말을 보면 ‘안을 가져와야 우리가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는 상황에서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양 정상이 만나기 힘들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월 G20 정상회의 때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못한거고, 이번 일왕 즉위식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었지만 현재는 시기상조라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향후 외교당국 간, 혹은 서훈 국정원장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 간 라인이 가동 중이라는 소식도 있는데 여기서 어느정도는 결론이 나야 정상회담 이야기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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