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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OLED 진영 확대에 LG전자는 '긴장' LG디플은 '미소'
LG전자, 프리미엄 TV 경쟁사 최대 18곳 부담 커져
세계 유일 대형 패널 공급 LG디스플레이, 고객사 늘어 '호재'
2019-11-12 18:00:00 2019-11-12 18: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진영이 지속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주도하던 LG전자와 계열사 LG디스플레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OLED TV 시장에서 경쟁 업체가 늘어난 LG전자의 경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패널 고객사가 늘어나게 된 LG디스플레이는 미소짓고 있는 분위기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V 제조사 비지오와 샤오미 등이 내년에 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OLED TV 진영에 참가한 제조사 수는 최소 17개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양산에 맞춰 OLED TV를 내놓는다면 18개 업체가 된다. 이전까지 OLED TV를 생산한 업체는 15개로, LG전자를 비롯해 중국의 스카이워스·하이센스·창홍, 일본의 소니·도시바·파나소닉·샤프, 유럽의 필립스 등이다.
 
LG전자는 'OLED 대세화'를 반기면서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사들과 정면승부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의 콩카가 LG전자의 초고가 라인인 시그니처의 OLED TV와 유사한 '월페이퍼 OLED TV'를 내놓고, 일본의 샤프가 '롤러블 OLED TV' 시제품을 공개하는 등 LG전자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했던 제품들과 유사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긴장도는 한층 고조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중국 TV 제조사 하이센스의 미국, 중국법인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도 불사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9월 중국 시장에서 OLED 대세화를 이끌기 위해 'OLED 빅뱅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사진/LG디스플레이
 
반면 계열사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전 세계에서 대형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인 만큼 이 같은 상황을 반기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중국 광저우 공장에 8.5세대 OLED 패널 제조 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의 OLED 생산량을 초기 월 6만장에서 2021년 최대 9만장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파주 10.5세대 공장에도 3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량이 늘면서 OLED TV 시장의 성장세도 전망됐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글로벌 OLED TV 판매량은 올해 300만대에서 내년 500만대, 2023년엔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 역시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패널 업체인 BOE는 최근 7조8000억원을 들여 충칭지역에 OLED 생산 라인 건설에 돌입했다. 중국 비전옥스와 HKC 등을 포함해 지난해 하반기까지 중국 기업이 OLED 관련 투자를 실행했거나 계획을 밝힌 규모만 15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도 TCL 등과 손을 잡고 OLED 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 OLED 산업의 추격에 나섰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는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한데 중국 BOE 등이 국내 인력과 장비를 수급하면서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LCD의 경우처럼 막대한 규모의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이 더해질 경우 OLED에서도 악몽이 되풀이 될 수 있다"며 "국내 제조사는 OLED 격차 유지와 빠른 생산량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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