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빈수레 된 KCGI)①빈손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하나의 SI만 고려하겠다던 KCGI, 수 틀린 아시아나 인수 전략
SI 한 곳+여러 시너지 인베스터 모집하려던 전략…전제부터 달성 못해
입력 : 2019-11-13 09:20:00 수정 : 2019-11-13 09:20: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15: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KCGI(강성부펀드)는 한국의 주주 행동주의를 표명하며 지난해 7월 설립과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KCGI는 델타항공의 깜짝 등장에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에서 한발 물러났고, 5개 펀드 중 2개의 펀드가 손실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마지막에 주식을 매수한 '베티홀딩스'는 30% 넘게 손실을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도 시장에 파급을 일으키지 못했다. '행동주의 펀드' 열풍을 불러온 KCGI의 행보와 성과에 대해 3회에 걸쳐 중간 점검을 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두 곳 이상의 전략적 투자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시너지 인베스터(Synergy Investor)는 여럿이 있을 수 있지만, 전략적 투자자(SI)는 한 군데에서 하는 것이 맞다" 
 
강성부 KCGI 대표가 9월 초 IB토마토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 말이다. 강 대표는 강력한 한 곳의 SI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러 곳의 SI는 최선의 선택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강성부 KCGI 대표 출처/유튜브
 
지난 7일 매각 주체인 금호그룹과 크레딧트스위스(CS)는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에 대한 본입찰에 KCGI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KCGI는 제주항공(089590),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 다르게 재무적 투자자(FI)다. 재무적 투자자란, 어느 한 기업을 인수한 뒤 그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려 인수했던 지분을 되파는 투자자들을 통칭한다. 
 
전략적 투자자는 신사업 발굴, 기존 사업 부문 강화 등 사업 전략적인 측면에서 기업을 인수하는 투자자들을 의미하고, 시너지 인베스터는 펀드에 일정 수준 돈을 넣은 투자자(인베스터) 중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하는 자를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재무적 투자자가 지분 매입을 통해 단독으로 기업을 인수할 수 있지만, 이번의 경우는 달랐다. 매각 주체인 금호그룹과 채권단인 산업은행 측에서 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KCGI는 재무적 투자자다. 그들과 컨소시엄(동반자 관계)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뱅커스트릿PE 역시 재무적 투자자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서 KCGI는 다른 전략적 투자자를 끌어들어야 했다. 다만, 몇 곳의 전략적 투자 회사와 함께할지 가이드라인은 제시되지 않았다. 
 
KCGI는 전략적 투자자로 한곳을 염두에 뒀다. 이는 인수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전략으로 보인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이끌 수 있는 기업이 인수하길 산업은행이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인수전에서 직접 주체로 활동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최후의 의사결정권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073240) 때문에 곤혹을 치른 사례가 있다 보니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을 10년 이상 이끌 회사가 인수하기를 바라는 눈치"라면서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경영을 지속하면서 차입 부담을 감당할 회사가 인수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수전 초반 SK(034730), GS(078930), 신세계(004170), 한화(000880) 등 주요 대기업들이 거론됐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우량한' 전략적 투자자 한곳과 함께할 경우,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상황이었다. 다른 인수 적격 후보인 제주항공(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006800)컨소시엄 모두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니었다. 모두 아시아나항공보다 작은 회사였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지난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자산은 11조원 수준이었다. 반면 애경그룹의 총자산은 5조원 수준, HDC현대산업개발은 10조원 수준에 불과했다.(공정위 발표 기준) 올해 애경그룹은 준대기업 기준을, HDC현대산업개발은 대기업 기준을 각각 턱걸이로 넘었다. 
 
인수 이후를 고려하면 더욱더 '우량한' 전략적 투자자 한곳과 함께할 필요가 있었다. 계열사들을 인수 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곳을 전략적 투자자로서 두고 다수의 시너지 인베스터를 모집하는 것과 같은 방식은 전략적 투자자가 대기업일 경우 극대화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주요 전주가 될 경우, 투자자 모집이 수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이 같은 이유로 KCGI는 대기업과 꾸준히 접촉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호텔신라, GS, 한화, SK 등 여러 대기업에게 의중을 타진했으나, 모두 KCGI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대기업의 참여는 사실상 KCGI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하지만 KCGI는 결국 강력한 SI인 대기업을 찾지 못하고, 자신들이 고려하지 않았던 복수의 소기업의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통해 얻은 정보를 KCGI가 한진칼의 2대 주주로서 요긴하게 활용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예비 인수 후보자가 될 경우, 통상 예비 실사를 할 권리가 주어진다. 이 과정에서 항공 산업의 영업 노하우(Know-how)를 얻어, 향후 한진칼의 2대주주로서의 권리를 더욱 알차게 활용할 초석으로 삼을 수도 있다. 한진칼은 주요 자회사로 대형항공사(FSC)로서 국내 1위 기업인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형항공사 2위 기업이다. 
 
하지만 이번 예비실사는 부실했다. 가상비디오룸(VDR), 항공리스계약서 등을 열람하며 항공 산업의 노하우를 얻었다고 위안 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인수후보자 관계자들은 매각 주체 측에서 제공한 정보가 적었다고 이구동성 토로했다. 국정감사를 전후해 다소 볼멘소리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정보가 적긴 매한가지였다. 
 
원매자들은 '진술 및 보장'과 같은 안전장치를 마크업 단계에서 최대한 반영 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인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의 경우 실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부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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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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