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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이르면 28일 조직개편…보험업계 구조개편 신호탄
조직 보강·통폐합·신설 등 다각도 검토…내년 업황 악화로 인력감축·매각 활발 전망
2019-11-20 16:32:44 2019-11-20 16:32:44
현대해상 전경. 사진/현대해상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보험사들이 내년 생존을 목표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다. 보험 시장 포화와 저금리로 업황이 악화하고 있어 내년 인력 감축과 매각은 올해보다 활발할 전망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전사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테스크포스를 꾸리고 내년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현행 3실 72부 1연구소 3팀의 조직도에서 지금의 조직 체계를 더 보강하거나 통폐합, 신설 등으로 내년 부서 개편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28일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의 올해 실적은 저조하다. 손해율과 사업비율 상승 등에 따라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별도기준 2362억원, 연결기준 244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3.9%, 33.1% 감소했다. 
 
현대해상이 이사회를 통한 사실상의 개편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 불확실성이 가중된 보험시장에서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다른 생명·손해 보험사들도 잇달아 개편에 나설 공산이 크다.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자본 확충 부담까지 커져서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금리 하락에 따른 연말 LAT 책임준비금과 변액보증준비금 추가 적립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1조8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감소했다. 
 
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실손보험의 손해율 급등과 사업비 지출 확대로 보험영업 손실이 확대됐다. 손보사들의 경영상태를 나타내는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동반상승으로 전년 8월(102.89%)보다 2.5%포인트 높아진 105.41%를 기록했다.  
 
이번 조직개편 움직임들은 보험업황 악화에 따른 위기감이 원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메리츠화재 등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불확실성이 가중된 보험시장에서 올해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어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에도 보험사들은 조직 슬림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해 왔다. 한화생명은 장기근속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시 전직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만 동양생명,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 희망퇴직을 단행해 비용절감에 나섰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활발한 인력감축이 예상된다. 
 
매년 악화하는 보험업황으로 KDB생명, 더케이손해보험 등 보험사도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KDB생명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종합손해보험사 라이센스를 가진 더케이손보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외에 동양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도 잠재 매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는 2022년 전후로 자본 확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다수의 중소형 보험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인수 흥행은 미지수다. 국내 민간소비, 투자, 수출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9월 기준 -0.4%를 기록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간 소비 수요가 지속 위축되는 상황은 보험에 가입할 소비 여력이 없다는 반증이다. 보험업계의 불확실성 증대로 사모펀드를 제외하고는 인수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유럽의 장기보험을 취급한 보험사들은 모두 저금리로 문을 닫았다"며 "저금리 영향으로 투자수익률과 운용자산이익률이 모두 하락하고 있는 만큼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 등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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