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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명가 재건 외친 정진행, 현대 건설사들 해외 견인
업계 해외 부진 속 독보적 수주…전체 수주 40% 비중 차지
2019-11-25 14:43:08 2019-11-25 14:43:0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선언한 건설명가 재건이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건설업계의 해외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한 가운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계열 건설사는 지난해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의 해외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해외 사업에 능한 정 부회장의 지원에 힘입어 이 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해외 계약 금액은 이날까지 각각 32억3500만달러(약 3조8100억원), 36억7600만달러(약 4조3300억원)다. 두 건설사의 수주 계약 금액을 합하면 69억1100만달러(약 8조1400억원)로 전체 해외건설 계약금액 179억달러(약 21조1800억원)의 38.4%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해 두 회사의 실적에서 12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현대 계열 건설사의 수주 계약 금액은 31억3600만달러(약 3조6901억원)이었다. 현대건설이 11억8800만달러(약 1조3978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이 19억4800만달러(약 2조2920억원)였다. 전체 해외 계약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에는 12.3%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건설업계 해외 계약금액의 40%를 차지한 삼성가(家) 건설사는 올해는 현대의 뒤를 잇고 있다. 현재까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계약금을 합한 액수는 26억8500만달러(약 3조1620억원)로 업계 전체의 14.9% 수준이다. 
 
삼성 계열 건설사를 비롯해 올해 해외 수주 액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30% 감소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현대 계열 건설사는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엔 지난해 말 부임한 정 부회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에 재직하면서 풍부하게 쌓은 해외 사업 실력이 건설업계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중남미지역본부장, 기아차 아태지역본부장과 유럽총괄법인장을 맡은 바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 부회장을 비롯해 고위 경영진 차원에서 해외를 강조하고 출장도 자주 가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현대건설 출신으로 건설업계의 기본 이해가 높은 점도 부회장 취임 후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정 부회장의 수혜를 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현대건설과 손을 잡고 사업 수주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대건설 주간사로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등과 꾸린 컨소시엄은 이달 파나마 메트로 프로젝트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가 늘면 설계 역량이 받쳐주는 현대엔지니어링에 관련 업무를 맡기는 식으로 사업을 같이 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사진/뉴시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국내 한 대형 건설사의 해외 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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