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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또 '강성 노조' 당선…연내 타결 '흐림'
노조, 지부장에 현 집행부 사무국장 조경근씨 선출
임협 장기화에 강성 모드에 표 몰려
2019-11-28 15:19:26 2019-11-28 15:19:26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 새 노조 지부장으로 '강성 모드'의 조경근 후보가 당선됐다. 올해 임금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성 노조가 차기 집행부에 올라 연내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새 집행부 선거를 통해 '강성 모드' 조경근 후보를 23대 지부장으로 선정했다. 이번 선거는 노조원 1만276명 중 9475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조경근 후보가 5145표(54.3%)를 획득하며 '실리 모드' 유상구 후보(41.2%)를 제치고 당선됐다. 새 지부장의 임기는 2020년 1월1일부터 2년이다. 
 
신임 조경근 지부장은 임협 투쟁부터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선된 후 "선거기간 동안 갈라진 마음을 모두 털고 연내 임단협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고 말했다. 
 

조경근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23대 신임 지부장.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홈페이지 갈무리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 물적분할(법인분할) 관련 이슈, 노조원 징계 등 현안문제를 놓고 갈등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현 집행부는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5월 회사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단행한 물적분할에 대해선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 1400여명이 징계를 받자 법적 다툼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새 집행부의 등장에도 당장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긴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조경근 신임 지부장은 강성 성향의 '분과동지연대회의' 소속으로 현 집행부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조합원들이 노사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들을 고려해 강성 성향의 후보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현 집행부의 임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회사의 교섭 태도를 보고 합의가 아닌 투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라며 "현 집행부 임기의 연장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사무국장이 지부장으로 당선된 만큼 현재의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특히 조 지부장은 △현대중공업그룹 공동교섭 △분할사 교섭력 강화 △하청 조직화 △실질임금과 보편적 복지 확대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노사간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사안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내 타결은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 집행부와 차기 집행부가 궤를 같이 하다 보니 협상의 난항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새 노조 지부장으로 '강성 모드'의 조경근 후보자가 당선됐다. 사진/현대중공업지부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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