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듬)'환경영향평가 특혜 의혹', 서울시 공직기강 '단면'
입력 : 2019-12-02 16:12:27 수정 : 2019-12-02 16:12:2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앵커]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특혜 의혹이 서울시 조직운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허가 업무가 소수의 실무선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밀실 거래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늘 첫 소식은 저희 뉴스토마토팀이 단독으로 취재 중인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특혜의혹 뉴스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담당 취재기자인 최병호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특혜 의혹이 서울시 조직운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죠?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기자]
 
이번 파문은 시울시청의 독단적 업무인식과 안일한 조직운영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인·허가 업무를 중심으로 한 분야에 장기간 근무할 경우 유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5년 이상 담당하지 못하도록 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도 화를 키웠다는 분석입니다. 각계 환경전문가 등에 따르면 이번 환경영향평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은 실무선의 일을 팀장·과장 등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같은 분야의 인·허가 업무를 5년 이상 담당치 못하게 한 '박원순표 공직쇄신안'도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서울시의 환경영향평가 업무는 소수의 실무선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구조입니다. 서울시의 환경정책을 총괄하는 기후환경본부는 조직구조상 총정원 245명의 거대 조직입니다. 하지만 기후환경본부에서 환경영향평가 업무 담당자는 4명에 불과합니다. 1월3일 개정된 환경영향평가 조례에 없는 문구를 담아 문제가 된 1월8일 공문과 이후 일련의 공문도 4명 중 하나인 A주무관이 모두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 1월3일 인·허가 전의 연면적 10만㎡ 이상인 단독·공동주택도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조례를 개정했습니다. 그런데 1월8일 A주무관은 이 내용을 전하는 공문을 만들며 "2019년 7월2일까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인가(승인 등)를 신청한 사업은 제외"라는 단서를 달아 논란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A주무관은 7월4일과 10월4일 내용을 정정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일선 구청과 건축 사업자 사이에선 혼란이 발생한 후였습니다.
 
[앵커]
 
주무관이 공문을 잘못 만들었다면 상위 직급의 팀장이나 과장이 제대로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결재라인에 있던 담당 팀장과 과장은 책임을 떠넘기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팀장은 "1월8일 공문이 작성될 당시엔 제가 그 일을 하지 않아서 사정을 잘 모른다"며 "해당 공문은 담당자가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판단해 내보낸 것 같고, 어떤 공문이 맞는지 계속 논의 중"이라고 했습니다. 공문을 최종 결재한 과장도 "그때는 그런 것들 즉, 경과규정 문제가 부각되지 않아서 안내하는 공문으로만 생각해 논의를 안 하고 결재를 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서울시의 입장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은 것도 문제죠?
 
[기자]
 
앞서 저희는 지난달 26일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 환경영향평가 조례 개정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기후환경본부의 과장은 "서울시청이 시의회에 조례 개정안 발의를 이야기한 적 없다"며 "10월17일 발의된 조례 개정안의 법률적 타당성을 검토 중이며, 그 이후 입장을 정해 의회에 알릴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시의회 관계자는 "기후환경본부의 환경영향평가 실무선에선 '조례 개정이 최선'이라면서 의회와 어떤 식으로 경과규정을 달아 줄 것인가 상의했다"면서 "시청으로부터 '소급입법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민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는 경과규정을 넣는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는 말도 들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번 일이 박원순 시장의 공직개혁과도 관련됐다는 말이 나오죠?
 
 
[기자]
 
환경영향평가 업계에선 2017년 7월 발표된 박원순표 공직쇄신안이 지켜지지 않은 것도 이번 파문에 한몫 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공직쇄신안은 서울시청 공무원이 같은 분야의 인·허가 업무를 5년 이상 담당하지 못하게 한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업계에 따르면 도시정비 사업자가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협의하는 B주무관은 최소 2013년부터 6년 넘게 이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B주무관은 앞서 언급한 A주무관과 같은 업무를 맡은 상급자입니다.
 
[앵커]
 
서울시는 앞으로 어떻게 조치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서울시는 연말 인사시즌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 근본 대책을 찾기보다 의혹을 전면 부정하며 사태를 축소시키는 데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해명자료를 내거나 감사를 하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한 구청 관계자는 "서울시청 입장에선 인사시즌이라 내부 문제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길 바랄 것"이라며 "책임을 피할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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