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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글로벌·디지털, '제2의 도약' 이끌 허태수 '키워드'
홈쇼핑 해외 진출·모바일 전환 성공 추진…스타트업과 협력 통한 성장 동력 발굴 전력 중
안정 경영→변화 이끌 적임자
2019-12-03 15:12:56 2019-12-03 15:50:15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가문의 막내로서 형들보다 두드러져선 안 된다." "실무자들이 하는 일에 숟가락을 얹고 싶지 않다."
 
허태수(62) 신임 GS그룹 회장이 평소 주변에 보여 준 언행은 '겸손' 이라는 말로 귀결된다. 언론 등에 나서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낮추며 비교적 조용한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GS홈쇼핑에 있는 허 회장의 사무공간은 10평 남짓한 공간에 직원들과 둘러 앉아 토론할 수 있는 넓은 책상이 전부다. 배울 게 있는 사람이라면 직급, 성별, 직업을 가리지 않고 예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겸손의 미덕을 바탕으로 한  '협업'을 실천해 왔다. 대기업이 외부 협력사들과 함께 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20~30대 젊은 창업가를 많이 만나 그들의 비즈니스와 기술 변화를 경청하곤 했다. 대기업과 신생 벤처기업의 협력을 통한 혁신과 성장 동력 발굴에 힘 쏟은 결과, GS홈쇼핑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 모델을 만들었다. 지난달에는 GS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데 막후 역할을 하기도 했다. 
 
‘글로벌’ 감각도 허 신임 회장을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다. 조지워싱턴대 MBA(경영학 석사과정)를 마치고 미국 컨티넨탈은행에서 샐러리맨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G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런던 법인장·국제금융사업부장 등 해외 근무를 거치며 일찌감치 글로벌 감각을 쌓았다.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에 부임한 후 내수산업에 머물던 홈쇼핑의 해외 진출을 성공시키며 차세대 그룹 리더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내 홈쇼핑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 무렵 GS홈쇼핑 수장이 된 그는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급성장을 이끌었다. 취임 직전이던 2006년 연간 취급액 1조8946억원, 당기순익 512억원에 불과하던 실적이 지난해 취급액 4조2480억원, 당기순익 1206억원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모바일 쇼핑 사업의 성공적인 확대로 증명된 ‘디지털’ 혁신 리더십은 허 신임 회장이 그룹 ‘제2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선택된 가장 결정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GS홈쇼핑에서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으로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 2014년 7300억원에 불과하던 모바일 쇼핑 취급액이 2018년 2조원을 넘어서는 등 TV홈쇼핑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모바일로 성공적으로 전환시켰다.
 
이 때문에 그는 GS그룹 내에서 글로벌 센서이자 디지털 혁신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회사를 설립해 기술 변화에 따른 비즈니스 환경변화를 빠르게 습득하고, 이를 그룹 전반에 심고 있다. 기업문화와 인재육성에 대한 관심도 크다. 고객의 욕구에 대한 공감에서 출발한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팀원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해 발빠른 대응을 추구하는 ‘애자일(Agile)’과 수평적 소통에 기반한 ‘스크럼(Scrum)’ 등 선진 IT기업의 혁신 방법론을 기업전반에 적용하고, 임직원 개개인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업무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은 협업·글로벌·디지털 리더십으로 그룹 '제2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GS홈쇼핑
 
‘허창수의 GS’가 내실을 바탕으로 한 안정된 경영을 중시했다면, ‘허태수의 GS’는 여러 사업들이 직면한 변화의 요구를 어떻게 풀어 나갈 지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다. 전임 회장이 추진해 온 ‘Value No.1 GS’의 가치를 계승하면서도, 그 동안 이룩한 성과에 머물지 않고 다가오는 환경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재계에서는 허 신임 회장의 협업·글로벌·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바탕으로 GS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지속 성장의 모멘텀 찾기에 가속도를 붙여 제2의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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