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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세연 "당직 인선서 황교안 보수통합 의지 안보여"
"통합 위해 당 쇄신 먼저 이뤄져야…이달 중순 지나면 통합 논의 쉽지 않아"
2019-12-04 13:27:58 2019-12-04 13:27:58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황교안 대표의 새 당직 인선에 대해 "보수통합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근거가 안 보였다"고 비판했다. 당 쇄신론을 제기했던 김 의원은 지난 2일 당직자 35명이 일괄사퇴하며 함께 여의도연구원장직에서 물러났다.
 
3일 국회에서 만난 김 의원은 보수통합 문제와 관련해 "당초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 직후에도 여러 질문을 받고 보수통합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통합의)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는 것이 보여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까지 보면 그런 징후를 찾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일 단식을 마친 후 당무에 복귀했다. 당무 복귀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이제 통합도 구체적인 실천에 옮겨야 할 때"라며 '보수 통합' 논의를 화두로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통합 파트너로 거론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통합의 조건으로 내건 보수재건의 3원칙 중 '탄핵의 강 건너자' '개혁보수 노선 수용'을 거론하면서 "저의 생각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황 대표의 발언 이후 당직자 35명이 쇄신에 힘을 보태겠다며 총사퇴를 선언했고 이후 보수통합을 염두에 둔 새 당직 인선이 이뤄지지 않겠는냐는 일각의 기대감도 당내에서 나왔다. 하지만 새 당직 인선에 박완수 사무총장 등 황 대표의 측근들이 배치되면서 '황교안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측근을 배제한 인선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보수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겠냐는 기대와는 다른 결과였다.
 
"보수통합 역할 있다면 맡아서 할 것" 
 
김 의원은 보수통합과 관련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당에서 요청이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맡아서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통합을 통해 쇄신을 하려면 통합을 빨리 해야 되는데 쉽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 쇄신을 먼저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통합 시한에 대해선 "이론적으로는 선거전날까지도 가능하겠지만 12월 중순이 지나면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각 지역에서도 후보들이 직접 뛰기 시작하기 때문에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원은 새 당직 인선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당직자 총사퇴 과정에서 여의도연구원장직에서 물러난 배경에 대해서도 "황 대표의 단식 이후에 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차원에서 임명직 당직자들이 전원 사퇴하기로 했고 저도 당의 쇄신을 요구해온 입장이기 때문에 당직자 전원 사퇴로 쇄신의 출발점이 마련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일괄 사퇴에 동의하겠다는 의견을 준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지난달 2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황교안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내 소장파 그룹으로는 당 쇄신 할 수 없어"
 
불출마 선언 이후 당의 쇄신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아직 당 지도부의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당내 인적 구성으로는 여전히 당 쇄신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원은 "18대 국회 때에는 민본21 같은 10여명의 소장파 그룹이 있어서 쇄신을 위한 로드맵이나 단계적 조치 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존재가 없는 상태"라며 "순전히 뜻있는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체계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당 쇄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적 목표' 공천개혁은 질적 개선 담보 못해" 
 
지난달 22일 한국당 총선기획단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 중 3분의1은 당내 경선 기회조차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컷오프'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선 "당 쇄신 의지 표현의 한 가지 방법이라고 볼 수는 있지만 양적 기준을 충족시킨다고 해서 그것이 질적 개선을 담보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계량적 목표를 충족하는 수준의 공천 개혁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의원은 "지속적인 당 쇄신이 없다면 민심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당 쇄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돌아선 것은 분명하고, 상당 부분 한국당으로 민심이 옮겨온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유리한 것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민심은 항상 냉철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당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지난달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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