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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차기 총수 '낙점'된 구자은 "그룹 경영 이미 참여중"
지난해부터 구자열 회장 대외 행보 동행 등 경영 승계 수순
LS 지분 오너 2세중 가장 많은 3.98%...2~3년내 승계 완료
2019-12-05 16:17:14 2019-12-06 09:19:45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S그룹을 이끌 차기 총수로 유력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이미 LS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구자열 회장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을 넘어서, 차기 총수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5일 서울 중국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요즘 일을 지주사에서 하고 있다"며 "엠트론은 전적으로 CEO에게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자열 회장은) 대외적인 부분을 많이하시고, (저는) 내부살림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구자은 회장은 지난해부터 LS 사내이사진에 합류하는 는 등 차기 회장으로서의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지만, 실제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가 스스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서울 중국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에 참석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사진/뉴스토마토
 
LS그룹은 구태회·구평회·구두회 세 창업주 가문이 주요 의사결정을 공동으로 협의하고, 경영권을 돌아가며 승계하는 방식의 '사촌경영'으로 유명하다. LS그룹 출범 당시 회장을 맡았던 구태회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인 구자홍 회장은 지난 2012년 그룹 출범 10년 만에 사촌 동생인 구자열(구평회 회장의 장손)회장에게 아무런 잡음없이 차기회장 자리를 물려준 바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구자열 회장이 경영 6년차에 접어든 지난해부터 다음 후보인 구자은(구두회 회장의 장손)회장을 위한 경영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자열 회장이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현장에 구자은 회장과 동반 출장을 다녀온 이후 국내외 주요 행사에 동행하거나, 그룹을 대표해 구자은 회장을 단독으로 내보내는 일도 잦아졌다.
 
이에 구자은 회장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LS그룹을 대표해 참석했으며, 이날 열린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에도 한국 기업인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자리했다. 구자열 회장이 매년 5~6월 정기적으로 일본 주요 고객사들을 방문하는 일정에도 동행했고, 지난 10월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 위치한 홍치전선 사업장 방문도 함께했다.
 
그룹의 지분 구조도 이미 구자은 회장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구자은 회장은 LS오너 2세 중 가장 많은 3.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62%로 뒤를 잇고, 구자열 LS 회장이 2.5%, 구자용 EI 회장이 2.4%, 구자균 LS산전 회장이 2.16%,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1.86%,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이 1.45%를 각각 보유했다. 
 
LS그룹 관계자는 "구자은 회장의 경영 수업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 LS그룹을 대표해 참석한 것도 중국 사업에 정통한 구자은 회장이 중국과의 협력 기회를 찾고 경영 경험도 쌓기 위한 측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선대 회장의 임기가 9~10년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3년내에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LS그룹은 지난 2005년 중국 무석에 1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등 주요 계열사들이 무석, 대련, 청도, 이창 등에 12개 생산법인과 연구소를 설립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구자은 회장은 2002년부터 LG전자 상하이 지사에 근무했으며, 2004년 LS전선 중국지사 이사, 2005년 LS전선 중국지역담당 상무로 근무해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구자은 회장은 중국의 주요 정부·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 회장은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2조원 정도 되는데, 기계 품목이다 보니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오늘) 중국측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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