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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숨' 정유업계, 내년 실적도 '우울'
정제마진 0달러…팔아도 안 남아
2019-12-20 07:02:09 2019-12-20 07:02:09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올해 실적 부진에 허덕였던 정유업계가 내년에도 기지개를 켜기 힘들 전망이다. 값비싼 저유황유 수요 증가, 미·중 무역합의 등의 호재로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은 기대되나 공급 과잉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전주 0.2 달러보다 하락한 배럴당 0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판매 수익에서 원유 수입비와 정제 설비 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아시아 지역 정유 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지표로 올 3분기 배럴당 6.5달러에서 4분기 2.1달러로 하락했다. 이처럼 이달 정제마진이 하락세인 가운데 지난달 셋째주와 넷째주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올 4분기 정유업계는 '어닝 쇼크'를 맞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위기에 빠진 정유사들은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 함량규제(IMO 2020)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국제해사기구는 내년부터 산성비 원인인 황 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이달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타는 가운데 내년 실적 회복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친환경 연료로 여겨지는 저유황유는 1톤당 350달러(한화 약 41만원) 수준인 기존 선박유보다 약 70%가량 더 비싸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정유사에서 조선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이고 규제 안착까지 시간도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내년 마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여기에 매연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 설치로 황 배출량을 줄이려는 선박들이 많아지는 것도 변수다.
 
또 자동차 회사들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체질을 바꾸며 정유 산업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솔린, 디젤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특히 자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98만4000대로 전년보다 50.8% 급증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하반기에는 전기차 시장 확대로 가솔린, 디젤 등 정유 산업 절반을 차지하는 제품 수요가 감소해 펀더멘털 약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석유 수출 증가도 국내 정유사들에 위협적인 요소다. 중국의 지난달 석유 수출량은 전년 대비 63.5% 늘어났는데 정제 설비를 늘리는 추세라 앞으로 생산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생산량은 많은데 자국에서 모두 소비하기는 어려워 사실상 '밀어내기' 수출을 하는 형편이라 내년에도 공급 과잉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 IMO 2020 같은 호재로 단기 수급 개선과 정제마진 반등은 가능하다"면서도 "이러한 호재가 구조적인 업황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내년 'IMO 2020'이 시행되며 저유황유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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