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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포털·플랫폼 결산)플랫폼 '합종연횡'…"사회적 갈등도 심화"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경쟁력 위해 경쟁사들과 다각도 협력
"플랫폼 사업 10년…향후 서비스 경쟁보다 규모의 경제 본격화"
2019-12-25 11:00:00 2019-12-25 11: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인터넷 서비스에 국경은 없다." 2019년 정보통신(ICT) 업계는 이 말을 실감한 한 해를 보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공세가 거셌고, 이에 맞서 국내 업계의 합종연횡도 활발했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들은 본격적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던 경쟁사들과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은 지난 23일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 계열사 Z홀딩스와 경영통합 본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향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를 설립, 경영통합이 완료되면 1억명이 넘는 메가 플랫폼 사업자가 탄생한다. 양사는 그동안 치열한 시장 선점에 나서며 적자 경영을 감수했지만, 합작사를 통해 각 사업별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에 매년 1000억엔(약 1조원)을 투입해 아시아를 넘어선 AI 기술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모빌리티와 AI스피커,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경쟁 관계였던 카카오와 SK텔레콤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 10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향후 기존 사업과 서비스뿐 아니라 R&D 등 다방면의 전략적 제휴를 이어간다. 우선 통신·커머스·콘텐츠·미래ICT 4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양사는 국내 시장을 침투하는 넷플릭스와 구글 등의 글로벌 IT기업들에 맞서 공동의 사업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라인과 Z홀딩스도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로 대변되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를 합병 배경으로 꼽았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우형)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것도 유사한 맥락이란 평가다. 이달 13일 DH는 우형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는데, 우형은 이번 매각을 통해 쿠팡과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가세로 치열해진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우형과 DH는 싱가포르에 합작회사 '우아DH아시아'를 설립, 이를 통해 김봉진 우형 대표가 아시아 시장을 총괄 운영하도록 했다.
 
다만 플랫폼 사업자들의 몸집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당장 우형 매각으로 국내 배달시장의 독과점 문제가 지적됐다. 자영업자와 라이더 노동자들은 수수료 인상과 열악한 처우 등을 이유로 매각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타다 금지법'으로 대표되는 택시와 모빌리티 업체의 갈등은 불법 논란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플랫폼 시장 확대와 신사업 진출이 늘면서 기존 업계와 이해 당사자들 간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 사업이 시작된 지 10년가량 지났다"며 "앞으로는 혁신적인 서비스 경쟁보다 규모를 키워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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