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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위원장 "이재용 부회장이 독립성 보장 …삼성 준법 파수꾼 되겠다"
이달말 삼성 7개 계열사 협약 후 활동 개시
"최고경영자 법 위반 여부도 예외없이 감시"
2020-01-09 14:59:09 2020-01-09 15:32:06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저도 삼성의 진정한 의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삼성이 먼저 변화의 문을 열었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인 신호로 봤습니다.”
 
김지형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9일 법무법인(유) 지평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원장 자리를 수락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먼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형사 재판에서 유리한 양형사유를 삼기 위한 면피용이지 않겠냐는 의심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운을 뗐다.
 
그런 그가 최종 수락을 결정하게 된 것은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이후였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진 위원회 운영에 관해 속시원하게 보장해줄 수 있는지 그룹 총수의 확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부회장과 직접 만나 약속과 다짐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과 향후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위원장은 위원회 운영 원칙에 대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생명으로 삼고, 삼성의 준법·윤리경영에 대한 파수꾼 역할을 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특히 "성역을 두지 않겠다"며 "대외 후원금이나 계열 특수관계인의 내부 거래, 일감몰아주기, 뇌물수수 등 부패 분야는 물론 노조문제와 경영권 승계 문제도 준법감시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된다.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삼성 측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이 참여한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외부 위원의 비율을 절대적으로 높였고, △법률 △사회적 책임·기업 지배구조 △시민사회와 소비자 등 각개 영역의 전문성과 대표성을 추구했다는 설명이다. 
 
위원회는 이달 말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화재 등 삼성을 대표하는 7개 계열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사회 결의를 거쳐 활동을 개시한다. 각 계열사들은 협약에 따라 회사 외부에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위원회의 준법 감시를 받게 된다. 
 
김 위원장은 "준법감시자로서 법 위반 리스크가 없는지 사전에 모니터링을 하는 동시에 준법통제자로 법 위반을 인지할 경우 조사 보고를 시행하고 시정 및 제재 조치도 강구하겠다"며 "계열사 준법지원인들에게 자료 제출도 요구하고, 계열사의 시스템 개선에 대해서는 이사회에 직접 보고하고 지속적으로 점검,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외적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홈페이지도 운영한다. 홈페이지는 위원회 활동내역이나 시정 권고에 대해 수용하지 않은 사항 등을 공지하거나, 최고경영자의 위법 활동 등도 신고를 받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최고경영진이 변해야 삼성이 변하고, 삼성이 변해야 기업 전반이 변하고 세상이 변한다"며 "준법 경영은 우리 사회 전반의 의제이기 때문에 준법감시위는 삼성과 사회 간 소통의 채널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삼성은 이번 위원회 설립에 대해 "준법감시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존중, 글로벌 수준의 준법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이사회 의결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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