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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부동산 대책 한달)②"규제 여파 적어도 1분기까지…집값 약세 전망"
반사효과 누리는 강북도 조정국면 진입 예상…지방 양극화도 이어질 듯
2020-01-12 06:00:00 2020-01-12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 집값은 적어도 올 1분기 이상 12·16 부동산 대책에 눌려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거래 자체가 많지 않은 가운데 보유세나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세금 이슈에 쫓긴 급매물이 나오면서 호가를 내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시장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정부가 얼마든지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어 시장엔 관망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구역별로는 서울 강남권 규제 반사효과로 가격이 올랐던 강북권이 차츰 시장침체 국면에 동조될 듯 보인다. 지방은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시황 격차가 큰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연구위원은 12·16 대책 발표와 관련해 “이번 대책의 집중 타깃은 9억원 초과 아파트가 집중된 서울 강남권, 마용성, 여의도, 목동, 과천, 분당, 판교 등 투기과열지구”라며 “적어도 시장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주비 대출 규제와 상한제 적용이 확대된 재건축, 재개발 단지가 단기적으로 새 아파트보다 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시중에 유동성이 넘치기 때문에 중저가 밀집지역 등은 반사이익은 아니더라도 덜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상승한 가격에 대한 피로감이 크고 12·16 대책으로 고가 주택의 대출 및 세금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주택시장은 거래량 감소와 가격 숨고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당분간 서울 주택시장의 매수세가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도 “올해에 보유세 부담이 상당히 커지는 가운데 12·16 대책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로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며 “다만, 매수자들은 대출 규제 강화와 보유세 부담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당분간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여기서 정부가 공급대책을 더 내놓고, 추가로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정책이 나온다면 조정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집값 안정이 장기화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3기 신도시 토지보상 자금이 하반기 대거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함 랩장은 “규제지역 추가지정 및 보유세 강화 조치에도 급매물 등 유통 매물이 크게 늘지 않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라며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시장의 선호가 높아 서울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는 강북 시장도 조만간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강북권 시장은 상승폭이 조금씩 축소되는 분위기이고, 고가 주택 위축에 따른 낙수효과가 조만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대장주가 꺾이면 주변 아파트도 같이 위축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강북권 상승 자체는 아무래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방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5대 광역시와 세종시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수석연구원은 “지방은 세종시와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함 램장은 특히 세종시와 대전광역시를 제외한 다른 광역시도 올해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 랩장은 “울산은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으나 본격적인 가격상승은 제한적이고, 올해 대구와 부산, 광주광역시 등은 각각 1만~2만가구 가량 입주물량이 공급돼 가격상승 움직임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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