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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연대 띄우는 안철수, 호남과는 괴리감
거취보다 '방향성' 메시지 선택…조국 사태 겨냥 "공정한 나라돼야"
2020-01-21 16:21:20 2020-01-21 16:21:2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정계복귀 후 첫 일정으로 정치 '진원지'인 호남을 찾았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첫 대담으로 '조국 비판' 목소리를 낸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만났다. '공정'을 주제로 가진 만남이지만, '반문연대' 결성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귀국하면 가장 만나고 싶었던 분"이라며 김 위원장과 약 1시간 여의 비공개 대담을 이어갔다. 향후 거취 결정의 핵심으로 작용하게 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아닌 김 전 위원장을 만나면서 '방향성'이라는 메시지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국면에서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지지세력을 비판해 논란이 된 인물이다. 특히 그는 조 전 장관과 함께 조 전 장관을 기소한 검찰을 비판하는 정치권과 그를 옹호하는 시민단체들을 비판하며 참여연대를 떠났다.
 
안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라며 "참 용기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목소리는 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면서도 "내가 아니었어도 다른 사람이 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이날 만남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공정한 나라가 되기 위해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있는 대화를 만났다"며 "같이 공감한 것은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정받는 나라, 반칙과 특권이 없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만남을 '공정'의 틀로 설명했지만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핵심이었던 조 전 장관을 비판했던 인사를 만난 만큼 '반문연대' 결성을 위한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평가되는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지난 5일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 소식에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반문연대에 동의하는 합리적 중도 세력을 전국적으로 규합해 조직해야 한다"며 "반문연대 승리연합을 통해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야권 혁신과 새정치로 정권교체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안 전 대표의 귀국 후 일성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 독선을 엄하게 비판하는 야당다운 야당의 지도자 모습이어야 한다"며 "한국당의 대혁신과, 안 전 대표의 주도적 역할을 전제로, 중도·보수의 반문 승리연합을 성공시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내 한 안철수계 의원도 <뉴스토마토>와 만나 "21대 총선은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으로 가야한다"며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중도실용정당으로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당체제에서 이젠 벗어날 때가 됐다"며 "안 전 대표의 방향성에 공감하는 세력이라면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안 전 대표의 반문연대가 호남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거 국민의당의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기반이 호남인데, 반문연대 정서는 호남 정서상 배척되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에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광주 시민들이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나. 저도 이번 주말 광주에 있었는데, (그를 향한 민심은) ‘아니올시다’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과 대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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