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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동산대출 여전히 소극적…1.5조 목표달성 어려울듯
2020-01-22 14:06:46 2020-01-22 14:06:46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들이 동산담보대출 잔액을 2배로 늘렸지만 금융위원회가 정한 목표치 1조5000억원 달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동산 자산의 담보 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하며 대출 확대를 독려 중이지만 적극적인 동참은 이끌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말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1조1084억원으로 전년(5669억원)보다 195% 증가했다. 이 중 기업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이 6093억원에 달해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당초 정부가 내걸었던 목표는 2022년까지 동산대출 잔액을 총 6조원까지 늘리는 것으로, 지난해는 1조5000억원 잔액 달성을 제시했다. 외국계·지방은행들의 동산대출이 소액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산대출은 부동산이 아닌 기계설비, 재고자산, 농·축·수산물, 지식 등의 담보를 바탕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금융위는 지난 2018년 5월 '동산금융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활성화한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융통을 돕기 위해 담보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인프라·법제도 개선 △여신운용 체계 개선 △정책적 인센티브 부여 △무체동산 담보대출 활성화 등을 발표하고 세부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도 관련 상품을 내고 대출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5월 '스마트 동산담보 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성공 두드림 동산담보대출', 국민은행은 'KB 동산담보대출' 등을 선보였다. KEB하나·우리은행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추가 적용했다.
 
그러나 여전히 은행들은 동산이 부동산에 비해 담보 가치 측정이 어렵고, 훼손이나 분실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부실이 났을 때 매각을 통한 회수도 아직은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동산담보 같은 경우엔 상품별 취급방법이 달라 전문성이 필요하다"면서 "부동산처럼 명확하게 떨어지지도 않아 담보 관리와 상품 가치 평가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관련법 개정 등 제도를 손질해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속도를 내진 못하고 있다. 지난해 추진키로 한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21대 국회로 넘어갔다. 부실이 발생하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직접 매입해 회수를 도와주는 '동산담보 회수지원기구'도 올해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들이 동산담보대출 잔액을 늘렸으나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목표치 달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사진은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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