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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히트맨’ 정준호, 돌아온 코미디 제왕의 ‘선전포고’
“시나리오 읽어도 이해 안된 만화적 상상…감독 만나고 수락”
“현장에서 이젠 선후배 연결 가교 역할 집중…지갑 많이 연다”
2020-01-24 00:00:00 2020-01-24 08:31:1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그는 독특하다. 잘생긴 외모로 한 때 충무로 카리스마를 전담했다. 이젠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에서 배우 장동건의 역할이 사실 그의 몫이었단 것을. 절친 신현준과의 현실감 넘치는 케미는 어떤 코미디보다 웃음을 자아내고 모두를 즐겁게 한다. 그런 모습은 과거 카리스마 전담 배우였단 사실을 전혀 떠올리지 못하게 했다. 영화계에서 슬럼프를 겪던 가운데 지금은 전설이 된 시리즈가 있다.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다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야심차게 출발했던 영화가 있다. ‘두사부일체로 그는 일약 코미디의 제왕이 됐다. 전혀 웃길 것 같지 않던 잘생기고 카리스마 넘치던 그의 모습에서 이런 웃음이 뿜어져 나올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그는 이제 앞보단 뒤가 더 어울리는 나이가 됐다. 스스로도 조금 떨어져서 후배들을 받쳐 주는 즐거움을 느껴야 할 시기라고 여유를 보인다. 물론 아직은 배우 정준호에 대한 진가는 우리가 전부 다 알지 못하고 있다. 영화 히트맨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웃음의 장기를 역시나 십분 발휘한 것을 보면 안다.
 
배우 정준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두사부일체시리즈 그리고 가문의 영광시리즈를 통해 정준호는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 전문 배우로 이름값을 높여 왔다. 데뷔 초 카리스마와 멋짐을 벗어 던진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던 코미디는 도전이 아닌 날개가 됐었다. 마지막 코미디가 2012가문의 영광5’였으니 무려 8년을 코미디와 의도치 않게 담을 쌓고 있었다. 영화 히트맨을 통해서 그는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발휘할 기회를 얻게 됐다.
 
뭐랄까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한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이에요. 영화와는 한 동안 의도치 않게 담을 쌓고 지내왔었죠. 드라마는 계속 참여를 하고 있었고. 익숙했던 영화를 벗어나 TV에 젖어 있었구나 싶었는데 너무 반가워요. 우선 달라진 건 현장에서 제가 최고 연장자라는 점(웃음). 나만 잘하면 됐던 시기에서 이젠 선후배들의 가교 역할도 해야 하고. 스태프와의 가교 역할. 기타 제작자와의 가교 등 할 일이 많아졌죠. 그리고 지갑도 자꾸 열게 되고(웃음)”
 
영화계에서 코미디는 가장 어려운 장르로 통한다. 타이밍의 예술이란 말은 괜히 생겨난 단어가 아니다. 본인이 한창 활동하던 시절의 영화 코미디와 지금의 코미디는 색깔과 방식 그리고 세밀함에서 장르적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었다. 워낙 고수이기에 그런 점은 약간의 시간만 보장된다면 쉽게 좁힐 수 있는 지점이었다. ‘히트맨에 대한 준비가 아닌 오랜만의 참여를 위한 과정은 이랬다.
 
배우 정준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런 거죠. 몇 년 전만해도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도대체 뭐가 웃긴단 거지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보면서 박장대소를 해요. 내가 좀 뒤쳐져 있었구나 싶었죠. 모든 게 옛날에 내가 잘 했으니로 시작하면 안되더라고요. 그건 누구나 다 알고 있죠. 그런데 아는 것과 실천은 다르죠. 따라가기 위해 템포도 조절하고 많은 부분을 노력했는데 지금도 아쉬워요. 더 과감하게 할 걸.”
 
그런 과감함은 아쉽지만 지천명을 넘긴 정준호에게 쉽지 않았단 건 분명했다. 빠르게 변하는 코미디 감각은 히트맨속에 오롯이 모든 게 담겨 있었단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도저히 납득도 안되고 이해도 안돼서 고민이 많았다고. 거절할 수는 없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출연을 결정하니 잘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너무도 됐었다고.
 
너무 신선했죠. 그런데 진짜 너~무 신선해서(웃음) 1 2 3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됐어요(웃음). 중학생 정도가 보는 만화 느낌이 나는 데. 이게 영화가 돼? 싶었으니. 더군다나 데뷔 감독이라고 하니 걱정이 컸죠. 그래서 감독님을 만나니 뭔가 그림이 잡히긴 했어요. 사실 영화 속 주인공 모습이 감독님 자신의 모습이더라고요. 그리고 감독님 눈빛이 정말 처절했어요(웃음). 뭔가 일 내겠다싶었죠. 하하하.”
 
배우 정준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영화에서 권상우가 연기한 를 돕는 조력자 천덕규를 연기했다. 과거 주연의 자리에서 한 발 물러나 후배를 서포트하는 자리로 돌아왔다. 그의 눈에 권상우는 옛날 자신의 모습 이상이었다. ‘권상우란 이름 석 자에 정준호는 대선배의 체면은 이미 머릿속에서 지운 상태였다. ‘대단하다는 칭찬을 연신 쏟아냈다. 우스갯소리지만 같은 동향이란 점까지 거론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우리 충청 사람들은 딱 알죠(웃음). 권상우가 충청 사람이잖아요. 정말 대단한 거에요. 우선 40대 중반인데 그 몸을 유지하는 거 봐요. 관리가 아주 철저하고 촬영에서도 철저하게 계획하고 플랜을 갖고 임하더라고요. 아니 그리고 다들 권상우가 혀가 짧다고 하던데, 혀 엄청 길더만(웃음). 연기 하다 보면 발음이 좀 꼬일 때가 있어요. 그걸 많이 의식했는지 대사도 자기 마음에 들 때까지 수십 번도 더 하더라고요. 자기 단점도 장점으로 끌어 올리는 점이 참 성숙한 모습이고, 이제 뭔가 아는 것 같구나 싶더라고요.”
 
이번 영화 촬영 기간 동안에도 그리고 촬영이 끝난 지금에도 그는 전국을 돌며 각종 행사와 여러 모임에 참석을 한다.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란 말이 딱 들어 맞을 정도다. 그럼에도 정준호는 절대 어기는 법이 없다. 데뷔 이후부터 자신이 정한 규칙이 한 가지 있다. 그것 때문에 아내조차 결혼 초기 깜짝 놀라워했다고.
 
배우 정준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가 이래저래 맡은 홍보대사만 100개가 넘을 거에요. 사실 저도 다 기억을 못하니. 시골의 작은 면 리에서도 절 찾아주시면 전 가요. 내가 배우를 하면서 지금의 정준호가 됐잖아요. 다 그게 절 이렇게 찾아주시는 분들의 사랑 때문이죠. 그거 조금이라도 보답하자는 마음에 절 찾아주시는 곳에 될 수 있으면 다 참석하려고 해요. 사업도 신경 쓸게 한 두 개가 아니고. 그럼에도 제가 정한 철칙이 있어요. 촬영을 하던 일을 하던. 아침 6시에는 무조건 일어나요. 결혼 초기 아내가 연예인들은 늦게 들어와서 늦게 일어나는사람이라고 알았대요. 그런데 제가 그런 모습을 보고 감탄을 하더라고요. 하하하.”
 
히트맨으로 2020년을 맞이한 정준호는 올 상반기에 영화나 드라마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조만간 좋은 작품이 결정될 듯하단다. 작품이 결정되면 촬영과 함께 벌려 놓은 사업도 병행해야 한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도 소홀할 수 없다며 다짐한다. 팔방미인을 넘어선 백방미인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왕성한 활동이다.
 
배우 정준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조만간 좋은 작품이 결정될 것 같아요. 그러면 올해도 아마 순식간에 지나갈 것 같구요. 배우로서 사업도 하는 데 사업이 잘돼서 좋을 때도 있지만 제일 좋은 건 정준호 본연의 업인 연기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을 때죠. 제가 출연한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 보다 좋은 기분은 없어요. 제일 보람 있고 행복하고 뿌듯해요. ‘히트맨이 히트하는 시작으로 2020년을 맞이하는 꿈을 꿔 보겠습니다(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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