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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온라인 영어회화 시장, 지각변동 본격화
빅3 중심 재편…합병 시너지·학습영역 확대로 내실 다져
2020-01-28 15:37:54 2020-01-28 15:37:5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해온 온라인 영어회화 시장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모양새다. 시장 확대를 이끌어온 대형 업체들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도 잇따르고 있다. 
 
연말연시를 즈음해 온라인 영어교육 업체들은 빅3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난달 초 뇌새김 운영사인 위버스마인드가 스피킹맥스 운영사 스터디맥스를 인수한 데 이어 야나두가 카카오의 에듀테크 계열사 카카오키즈 품에 안겼다. 야나두와 카카오키즈의 인수합병(M&A)은 지난 11일자로 종결됐다. 
 
잇따른 M&A로 업계에서는 고속 성장의 시기가 지나고 내실을 다질 때가 왔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주요 업체들의 실적도 하락세다. 오프라인 영어학원과 연계되지 않은 온라인 중심 영어회화 시장을 개척한 시원스쿨(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의 경우 2018년 말 기준 매출이 4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38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뒷걸음을 쳤다. 회사 측은 "고가상품인 스마트탭 판매를 줄이고 일부 콘텐츠의 단가 조정을 거친 결과"라고 설명하지만 압도적인 지위를 점했던 과거와는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카카오키즈에 인수된 야나두는 같은 기간 41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6년 시장 진출 당시(34억원)보다는 10배 이상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2018년 기준 당기순손실은 17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스터디맥스는 매출 규모는 239억원으로 전년대비 50% 이상 확대됐지만 3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그나마 위버스마인드가 전년보다 14%가량 증가한 537억원의 매출로 선방했다. 
 
외형 확장에 비해 제한적인 수익성은 한정된 시장에 신규 업체들이 꾸준히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영어학습 시장 규모를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기초영어에 대한 수요가 일정한 만큼 전체 규모의 변화가 클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이 중 기존 빅4 업체들이 3분의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중심의 학습 콘텐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학습 콘텐츠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홍보 활동 등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주요 업체들의 광고선전비는 90억~140억원 수준이다. 각 업체의 매출액 대비 많게는 30% 이상을 점유하기도 한다. 홈쇼핑에 편중된 판매 채널도 취약 요인이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콘텐츠의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경영 내실화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M&A로 몸집을 키운 회사들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고, 시원스쿨은 외국어 학습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의 재정비를 꾀한다. 수험영어 브랜드 '시원스쿨랩'을 중심으로는 토익·토익스피킹 등 시험 대비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 등 11개 제2외국어로 학습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 암기펜 '시원펜'을 출시, 새로운 회화 학습법을 제시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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