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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문 대통령 "전수조사, 군 투입도 검토"
2020-01-28 17:00:49 2020-01-28 17:00:49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위험이 심각한 상황에 도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검역 및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중국으로부터 입국한 관광객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하고 “필요시 군 의료 인력의 투입과 군시설까지의 활용도 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청와대 출입하고 있는 정치부 이성휘 기자와 함께 정부의 구체적 대응 점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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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떤 질병인지 간략히 다시 짚어봅시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19년 12월 발생한 중국 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사이에서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넘어오는데, 이번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사스는 박쥐와 사향고향이에서, 메르스는 박쥐와 낙타에서 유래했습니다.  
 
초기증상은 발열, 무기력, 마른기침으로, 이후 호흡 곤란, 급성 호흡장애, 쇼크, 혈액 응고 장애 등이 있다고 합니다. 변이가 빠르고 많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상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습니다. 감기 예방주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치료는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켜 환자 스스로 자신의 면역체계로 이겨내게 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치사율은 4%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스는 치사율 9% 내외, 메르스는 한국 한정으로 치사율 21% 수준이었습니다. 
 
[앵커]
 
이번 바이러스는 그 전염성 때문에 특히 주목받는 것 같군요. 
 
[기자]
 
사실 이번 신종바이러스의 전염성은 과거 사스보다 낮고, 메르스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의 중간발표에 의하면 전파력을 나타내는데 쓰이는 재생산지수가 1.4-2.5명 수준입니다. 사스는 4명, 메르스는 1명 이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장 14일인 잠복기에도 감염 가능성이 있는 부분입니다. 과거의 경우 증상이 시작되고 전염력이 생겼는데, 이번에는 증상이 없어도 감염이 될 수 있어, 실제 감염력은 사스 이상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국내 4번째 확진자의 경우 입국당시 공항에서는 이상증세가 없었는데, 이후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 교통의 요충지인 우한이고, 인구이동이 많은 춘절을 앞둔 시점이라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적인 확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과거 메르스 악몽을 겪은 바 있어서, 이번 사태에 더더욱 민감한 상황입니다.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 확산에 어떤 조치들을 지시했나요? 
 
[기자]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컨트롤타워로 작동하고 있고, 매일 상황을 점검하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국에 입국하다 의심 증상으로 격리된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 20일 확진되고, 문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인 2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에 특별한 대책을 당부하고 단순 검역이 아닌 지역사회 차원의 대응체계 구축을 주문했습니다. 22일에도 상황을 보고받고 "검역 및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설 연휴는 경남 양산 사저에서 보냈는데, 거기서도 실시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로 복귀한 26일 대국민메시지를 발표해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가지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27일 관저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사람들의 경우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필요시 군 의료 인력의 투입과 군시설까지의 활용도 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서울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고, 이번 주에 예정돼 있던 사회분야 대통령 업무보고도 연기했습니다. 바이러스 대응을 국정의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앵커]
 
일각에선 청와대가 우한 페렴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름을 바꾸고, 중국인 입국금지에도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기자]
 
우선 우한폐렴이 아닌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부르는 것은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감안한 것도 있지만, 세계보건기구 WHO가 2015년부터 병명에 지역 이름을 넣는 것을 피하도록 권고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중국인 입국금지 역시 전례가 없습니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에서도 발병국 출신의 입국을 제한한 사례는 없고, WHO도 지카바이러스, 에볼라바이러스 등 상황에서 단 한 차례도 '여행 금지'를 권고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금지를 할 경우 밀입국 사례가 발생해 통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2014년 호주와 캐나다 등이 에볼라 발병 국가 국민들의 비자 발급을 제한한 경우가 있었지만, 당시 과학적 근거도 없이 국제규정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중국과의 외교적, 경제적 관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최근 한한령 해제 기미가 보이고, 한중관계가 개선되고 있는데, 우리가 국제규범 이상으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그간의 개선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여야는 이번 설 연휴간 민심 파악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을 것으로 봅니다. 각 당은 설 민심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요?
 
[기자]  
 
공교롭게도 여야 원내대표가 어제 오전 국회에서 같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설 민심을 전했습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수많은 민생법안을 하나라도 더 처리해서 고단한 국민의 삶에 힘을 드려야한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2월 임시국회 소집을 모든 야당에 요청했습니다.
 
또 이 원내대표는 "설 명절기간 동안 만나는 분들마다 국민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발빠르게 나서달라고 당부했다"면서 "국회는 여야가 손잡고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선거에만 신경쓰지 말고 국민에게 도움되는 일부터 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민심은 분명했다. 살기 너무 힘들다. 제발 경제 좀 살려달라는 것"이라며 "상인들은 설 대목이 없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도저히 안되겠다며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심판하겠다. 갈아보자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면서 "우리 당에는 좀 더 세게 잘 싸우라며 분발을 촉구하는 의견이 있었다. 이런 국민들의 설 민심을 잘 새기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앵커]
 
여당은 국회에서 싸우지 말고 일하라는 게 민심이고, 야당은 더 세게 싸우라는게 민심이라는 주장인 것 같군요. 여야가 청취한 설 민심이 이렇게 상반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종의 확증편향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신념에 맞고 유리한 정보나 증거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반대는 무시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의 정치적 감각이라고 할까요. 국민들이 자신이 만나는 정치인의 성향을 미리알고 그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를 해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 진정한 설 민심인지는 오는 4월 총선 결과를 통해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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